국내산 정부 비축 쌀이 사상 처음 해외 원조용으로 지원된다. 이로써 한국은 과거 식량 원조 수여국에서 공여국으로 바뀐 첫 번째 나라가 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오는 19일 전남 광양항 컨테이너터미널에서 한중일 및 아세안의 역내 쌀 비축기구인 애프터(APTERR)를 통한 원조용 쌀 750톤 선적 기념식을 개최한다고 18일 밝혔다. 이번에 지원되는 쌀은 캄보디아에 250톤, 미얀마에 500톤 등 총 750톤이다. 선적된 쌀은 20일까지 광양항에서 출발해 5월말에서 6월 중순 캄보디아 시아누크빌 항구와 미얀마 양곤 항구에 도착, 애프터 사무국에 인도될 예정이다. 이번에 원조되는 쌀은 캄보디아와 미얀마 등 수원국 현지에서 1년간 보관될 예정이며 보관기간 중 비상 상황이 발생하면 재해 구호용이나 빈곤퇴치용으로 수원국 국민들에게 지원될 계획이다.
그 동안 한국의 쌀 시장은 개방되지 않아 수출이나 해외 원조를 하기 어려웠지만 2015년 관세화로 개방되면서 쌀 해외 원조 정책이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농림부는 지난해 10월 애프터 사무국에 올해 무상원조사업에 공여국으로 참여를 희망했고 지난 4월 애프터 위원회에서 국내산 쌀 750톤의 미얀마·캄보디아 원조를 최종 승인받았다. 국내 쌀 해외 원조가 성사된 만큼 대외 이미지 제고는 물론 국내 쌀 과잉 공급 문제 등에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기념식에는 김재수 농림부 장관을 비롯해 정인화 국회의원, 전라남도지사 권한대행,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등 주요 관련 단체 대표들이 참석해 행사를 기념했다. 김 장관은 축사에서 “이번 원조가 비록 소규모로 이뤄지지만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하는 나라로 발돋음 한 우리나라가 해외에 쌀 원조를 개시하는 역사적인 순간”이라며 “앞으로 쌀 지원을 매개로 수원국들과의 국제협력을 강화해 나가는 동시에 해외 원조 확대를 통해 국내 쌀 수급안정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애프터는 한중일과 아세안 10개국이 역내 식량위기 등 비상시 공동 대응을 위해 2013년3월 설립한 쌀 국제공공비축제도로 한국은 2013년 7월부터 회원국이 됐다. 농식품부는 올해와 내년 애프터 무상원조사업에도 지속적으로 참여하고 현재 추진 중인 식량원조협약(FAC) 가입을 완료하는대로 수원국 범위를 넓혀 연간 460억원 규모의 쌀 현물원조도 실시할 계획이다.
/세종=강광우기자 press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