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모성자재구매대행(MRO) 분야 대·중소기업 간 상생협약에 불참하던 아이마켓코리아(122900)가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로 입장을 바꾸면서 2015년 이후 3년째 표류하던 상생협약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18일 중소업계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후 서울 구로동 동반성장위원회에서 열린 동반위-아이마켓코리아-중소MRO 단체 간 비공개 회의에서 아이마켓코리아가 상생협약에 적극적인 참여 의사를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회의에 참석한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아이마켓이) 과거 만남에서는 상생협약 관계는 아예 논외로 했는데, 이번에는 ‘경영진에 보고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겠다’며 의지를 보였다”고 전했다.
동반위 담당자 역시 “눈에 띄게 협상 태도가 바뀌었다”며 “조만간 다시 모여 보다 구체적인 협상 조건을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아이마켓코리아측은 “아직 정해진 것은 없지만, 논의가 잘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이마켓코리아가 뚜렷한 입장 변화를 보인 만큼 늦어도 8월 안에는 협약에 이를 것으로 업계는 예상했다.
2011년 제정된 MRO 가이드라인의 골자는 대기업 MRO 계열사들의 신규 영업 대상을 매출액 3,000억원 이상 기업으로 제한한 것이다. 3년 시효의 가이드라인이 종료된 뒤 1년 연장이 됐고, 동반위는 2015년 ‘상생협약’이라는 이름으로 같은 규제를 지속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아이마켓코리아는 중견기업(인터파크) 계열사이므로 대기업 MRO를 규제하는 상생협약에 불참하겠다고 버텨왔다. 앞서 삼성 계열사였던 아이마켓코리아는 지난 2011년 12월 인터파크에 매각됐다.
그러던 아이마켓코리아가 입장 변화를 보인 데는 올해 삼성 관련 매출이 늘어난 영향도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성으로부터 2016년까지 5년간 10조원의 매출을 약속받은 아이마켓코리아는 올해부터는 삼성 매출이 크게 줄 가능성도 제기됐다. 그러나 매출이 오히려 늘며 삼성 계열사와 다름없는 성과를 내자 ‘중견기업’을 강조하던 기존 논리가 약해졌다. ★본지 5월 17일자 16면참조
아이마켓코리아가 계속 상생협약에 나오지 않을 경우 중소기업청에 사업조정을 신청하겠다며 동반위와 중소MRO업체가 대응 수위를 높인 점도 한몫했다. 실제 동반위는 정기국회(9월) 전에 상생협약을 마무리 짓도록 모든 수단을 동원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