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일본 특사인 문희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8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만나 한일 정상 간 ‘셔틀외교’를 복원하자는 문 대통령의 뜻을 전달했다. 아베 총리도 이에 흔쾌히 동의했지만 이를 계기로 양국 정상의 양자회담이 조기에 성사될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정치권과 일본 언론에 따르면 문 특사는 이날 도쿄의 총리 관저를 찾아 30여분간 아베 총리와 면담하고 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다. 문 특사는 아베 총리에게 “미래지향적으로 발전해 가자는 문 대통령의 뜻을 친서에 담아왔다”며 “앞으로 조속한 시일 내에 꼭 뵙기를 희망하고 정상의 만남이 빈번해질수록 양국의 이해가 훨씬 깊어진다는 뜻을 담아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노무현 대통령과 고이즈미 총리 시대 등의 한일 셔틀외교 복원까지를 희망한다”고도 전했다.
셔틀외교란 서로가 상대국을 오가며 벌이는 정례 외교 회담을 뜻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지난 2004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와 셔틀외교에 합의했지만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로 이듬해 중단된 바 있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에서 이뤄진 한일 위안부합의 등에 대한 양국의 입장 정리가 선행돼야 두 정상의 만남이 성사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11일 아베 총리와의 통화에서 “국민 대다수가 정서상 한일 위안부합의를 수용하지 못한다”고 말한 데 이어 문 특사 역시 전날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을 만나 “국민 대다수가 정서적으로 수용할 수 없는 분위기”라고 강조한 바 있다.
문 특사는 이날 아베 총리 면담 후 기자들로부터 ‘친서에 위안부 관련 내용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는 “그런 내용은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도 “그러나 (지난 11일 두 정상의) 통화 내용을 보면 현실의 문제가 무엇인지 내용을 잘 알고 있고 충분히 이해하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 특사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에 대해 “할까, 안할까는 다음 기한이 지나면 새 정부가 판단할 문제”라고 말했다. 이 협정은 유효 기간이 1년씩 자동연장되는 구조지만 양국 중 한쪽이 만기일 90일 전에 서면으로 종료의사를 밝히면 폐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