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18일 발표한 ‘2017년 1분기 중 거주자의 카드 해외사용 실적’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내국인이 해외에서 카드로 결제한 금액은 40억2,3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해외 카드 사용액은 지난해 4·4분기(37억4,700만 달러)보다 7.4% 늘면서 분기 기준으로 사상 처음 40억 달러를 넘었다. 1·4분기 사용액을 원화(평균 환율, 1,152원)로 환산하면 약 4조6,400억원으로 원화 기준으로도 사상 최대치다.
카드 사용액 증가는 해외여행객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내국인 출국자는 모두 651만명으로 직전분기보다 14.3%,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는 17.1%나 늘었다. 한국은행은 “설 연휴 등으로 내국인 출국자 수가 늘면서 해외에서 사용한 카드 금액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해외여행에서 카드 결제가 늘어나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1·4분기에 내국인이 해외에서 사용한 카드는 1,323만7,000장으로 지난해 4·4분기보다 6.6% 증가했다. 카드 한 장당 사용금액은 304달러다. 카드 종류별로 사용액을 보면 신용카드가 작년 4·4분기보다 6.7% 늘어난 29억7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체크카드는 10억2,800만 달러로 9.6% 늘었고 직불카드는 8,800만 달러로 2.4% 증가했다.
반면 한반도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를 두고 중국이 가한 경제적 보복 조치로 외국인이 국내에서 카드로 결제한 금액은 줄었다. 1·4분기 비거주자가 국내에서 쓴 카드 금액은 24억5,400만 달러로 지난해 4·4분기(26억3,900만 달러)보다 7.0% 줄었다. 정선영 한은 자본이동분석팀 차장은 “외국인의 카드 사용액 감소는 사드와 관련된 중국의 조치에 영향을 받았다”며 “지난 3월 국내에 들어온 중국인 관광객이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