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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대형 호재 발표됩니다'...주식 문자 피싱 주의보

정체 모를 유사 투자자문사들

무작위로 매수 권유 문자 살포

대부분 주가 올린 뒤 대량매도

대포폰도 동원...주가조작 의혹

16일 한 일반인에게 온 주식 매수 권유 문자. 송신 번호에 따르면 기존 번호 사용자는 외국인 근로자인 것으로 추정돼 대포폰 이용도 의심된다. /사진=일반인 제보16일 한 일반인에게 온 주식 매수 권유 문자. 송신 번호에 따르면 기존 번호 사용자는 외국인 근로자인 것으로 추정돼 대포폰 이용도 의심된다. /사진=일반인 제보




개인투자자 A씨는 근무 도중 ‘주식 문자 피싱’에 걸려들 뻔했다. 코스닥 한 종목에 대해 ‘대형호재발표 예정, 조용히 매집들어가세요’라는 내용이었는데 확인해보니 해당 종목이 20% 이상 급등세를 보였다. 더 오를까 싶어 매수를 고민했지만 그는 결국 사지 않았다. 장이 끝난 후 해당 종목의 공시가 나왔는데 대주주가 보유 주식을 장중 전량 매도했다는 소식이었다.

최근 정체를 알 수 없는 유사투자자문사들이 개인투자자들에게 무작위로 매수 권유 문자를 대량 살포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이른바 주식 문자 피싱인데 이들 종목은 단기간 주가가 오르다가 며칠 후 대주주가 주식을 내다 팔고 주가는 하락하는 공통점이 있다. 특히 매수를 권유한 전화번호 중에는 대포폰도 동원된 것으로 추정돼 조직적인 주가 조작이 아닌가 하는 의심도 산다.


19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캠시스(050110) 주요 주주인 엔에스엔은 보유하던 캠시스 지분의 4.5%인 249만3,958주(87억7,000만원)를 17일 장내 처분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앞서 16일 개인들에게 무작위로 문자가 전송됐다. ‘대형호재발표 예정, 조용히 매집’이라는 문자가 발송됐는데 당시 주가는 10%대 급등 추세였다. 문자를 받은 개인투자자들이 매수에 가담하며 당일 주가는 최고 28%까지 폭등했고 장 막판 하락했지만 19% 오른 3,515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하루만 개인이 256만주를 순매수했고 기타법인은 13만주 순매도를 기록했다. 문제는 다음날이다. 엔에스엔이 급등한 주가를 틈타 17일까지 249만주를 모두 팔아치운 것. 이에 17일 주가는 전일 대비 4.4% 하락한 채 마감했다. 문자를 받고 캠시스 매수에 참여한 한 개인투자자는 “주가를 띄우고 호재가 있는 것처럼 밝혀놓고는 결국 대주주가 매도한 걸 보면 배신감을 넘어 사기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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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시스뿐 아니라 최근 에스마크(030270)·필룩스(033180) 등도 불특정 다수에게 문자가 전송된 후 기타법인(대주주)이 대량 매도하는 패턴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0일 개인투자자들에게 무작위로 ‘매수 추천’ 문자가 살포된 에스마크는 당일 주가가 20.61%나 올랐으나 다음날인 11일 신안저축은행 전환사채(CB) 매도 공시에 전일 대비 주가가 21% 하락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이후에도 에스마크는 ‘오늘부터 랠리 들어갑니다. 단기목표 7,000원’ 등의 문자가 이어졌고 개인의 추종 매매로 평소 대비 거래량이 20~30배나 늘며 주가가 요동치고 있다.

필룩스 역시 문자 전송, 주가 급등, 기타법인의 대량 매도 패턴이 이어졌는데 시중에 풀린 물량 대부분은 개인이 가져갔다.

최근의 주식 문자 피싱은 조직적으로 이뤄진 흔적이 곳곳에서 나타난다. 문자를 보낸 전화번호의 과거 이용자 이력을 추적해보니 해당 명의자가 외국인 근로자로 추정되기도 했다. 문자 살포를 위해 대포폰을 사용했다는 의심까지 들게 한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최근 무차별적으로 문자를 보내 매수를 권유하는 사례가 파악돼 주의 깊게 이들 종목을 감시하고 있다”며 “문자를 받은 경우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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