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신임 헌법재판소장에 진보 성향의 김이수(사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을 지명했다. 김 지명자는 통합진보당 해산에 기각 의견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심판에서 세월호 침몰 당시 박 전 대통령의 직무유기를 지적한 소신파로 헌법재판관 가운데 가장 진보적인 인사라는 평가를 받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직접 기자회견을 열고 헌법재판소장 인선을 밝혔다. 헌법재판소장이 4부 요인인 만큼 대통령이 직접 발표해 예우를 갖추겠다는 의도다. 또 박한철 전 소장의 임기 만료 이후 넉 달간 공석인 헌재소장을 신속히 임명해 사법부 공백 우려를 해소하겠다는 의지로도 보인다.
문 대통령은 “김 지명자는 헌법수호와 인권 의지 확보뿐 아니라 그동안 공권력 견제나 사회적 약자 보호를 위한 소수 의견을 지속해서 내는 등 사회의 다양한 목소리에 귀 기울여와 국민의 여망에 부응할 적임자라고 생각한다”고 지명 이유를 설명했다.
선임재판관으로서 현재 헌재소장 대행 업무를 수행하고 있기 때문에 헌재를 안정적으로 운영해나가는 데 있어 적임자라고 판단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헌재소장 인사청문회 절차가 조속히 마무리돼 헌재소장 공백 상황이 이른 시일 내에 해소될 수 있도록 국회에 당부를 드린다고 말했다.
김 지명자는 전북 고창 출신으로 전남고,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후 대전지법·서울고법 판사 등을 거쳐 청주지방법원장·사법연수원장 등을 지냈다. 호남 중에서도 특히 전북이 소외되고 있다는 민심을 반영한 인사라는 평가도 나온다.
김 지명자의 임기에 대해서는 국회 차원의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헌법재판소장으로 새로 지명된 만큼 기존 헌법재판관 임기와 별개로 새 임기가 부여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헌법재판관 잔여 임기 동안 직을 수행하는 것으로 본다”고 밝히면서도 “국회가 입법적으로 잘 정리해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약력>
△1953년 전북 고창 △전남고 △서울대 법대 △제19회 사법시험 합격 △대전지법 판사 △서울고법 판사 △서울지법 부장판사 △서울남부지방법원장 △특허법원장 △사법연수원장 △헌법재판관 △헌재소장 권한대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