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환경에 안구가 반복적으로 노출된 경우 표면의 손상될 위험이 3배 가까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송종석·엄영석 고려대학교병원 안과 교수 연구팀은 미세먼지를 구성하는 물질 중 하나인 이산화타이타늄을 활용한 동물실험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세계 최초로 확인했다고 19일 밝혔다.
연구팀은 실험동물을 5일 동안 하루에 두 번씩 2시간 간격으로 미세먼지에 노출한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으로 나눠 안구표면의 손상을 나타내는 각막 염색지수를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미세먼지에 노출되지 않은 실험동물의 지수는 평균 1인 반면 노출된 그룹은 각막 염색지수가 평균 3으로 나타나 손상도가 3배 높아졌다.
미세먼지는 안구 손상뿐 아니라 림프절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연구팀에 따르면 미세먼지에 노출된 실험동물의 경부 림프절 크기가 정상 대조군에 비해 1.4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같은 실험에서 미세먼지에 노출된 실험동물의 혈액 내 면역글로불린 E 농도가 정상 대조군에 비해 10배 이상 높았다. 혈액 내 면역글로불린 E농도는 알레르기성 염증 질환을 진단하는 지표로, 이 수치가 높으면 전신성 알레르기성 염증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송종석 고려대 교수는 “눈은 특히 외부에 직접 노출되는 신체부위라서 미세먼지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고 그 경우 손상이 심해질 수 있다”며 “진단·치료는 물론 예방에도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엄영섭 교수 역시 “이번 연구를 계기로 앞으로 미세먼지와 같은 환경오염과 연관된 다양한 안질환 연구와 이에 대한 질환의 예방 및 치료약제의 개발을 도울 계획”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연구는 보건복지부·보건산업진흥원의 질환극복기술개발사업 지원으로 수행됐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안구표면학’(The Ocular Surface) 지난해 12월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