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문 대통령과 여야 5당 원내대표의 오찬 회동에서 김 여사의 존재감이 빛났다. 김 여사는 전날부터 대추와 인삼을 장시간 우려내 ‘인삼정과’를 만들었다. 그는 오찬 회동이 끝나자 후식으로 인삼정과를 각 당 원내대표에게 선물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김정숙 여사가 인삼과 꿀·대추를 손수 10시간가량 졸여서 만든 인삼정과를 협치를 의미하는 조각보에 직접 싸서 원내대표에게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김 여사는 원내대표단에 손편지도 전달했다. 손편지에는 “귀한 걸음 해주셔서 감사하다. 국민이 바라는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함께 노력하자”는 메시지가 담겼다.
김 여사가 요리와 손편지로 손님을 대접한 경우는 문 대통령이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였을 때도 한 차례 있었다. 당시 문 대통령은 친문과 비문 갈등으로 사실상 당 운영이 마비된 가운데 당을 어렵게 이끌고 있었다. 이에 문 대통령이 직접 당 지도부를 서울 구기동 자택으로 초대해 저녁을 함께했다. 당시 김 여사는 농어를 손수 회로 준비했고 전복군소볶음 등을 요리해 대접했다. 당시 민주당 내부에서는 “문 대표가 하지 못하는 당 통합의 일을 김 여사가 대신해줬다”며 김 여사의 내조에 대해 높이 평가한 바 있다. 김 여사는 당시 지도부에게도 직접 편지를 써 “부족한 남편을 잘 부탁한다”고 화합을 요청했다.
김 여사는 문 대통령이 언론과 불편한 관계를 이어나갈 때도 여기자를 직접 만났다. 여기자들을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 초청해 이야기를 나누고 대통령의 흉을 보며 문 대통령에 대한 이해를 구하기도 했다.
영부인이 된 후에도 김 여사는 톡톡 튀는 행보로 구중궁궐로 불렸던 청와대의 이미지를 바꾸고 있다. 문 대통령이 출근할 때 직접 배웅하며 남편의 옷매무새를 만져주거나 바지 길이를 걱정하는 등 여느 가정에서 볼 수 있을 법한 장면을 연출해 이목이 쏠리기도 했다. 홍은동 자택에서 청와대로의 이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김 여사는 찾아온 민원인에게 “라면 끓여 드시고 가라”는 발언으로 화제를 모았다. 실제 김 여사는 족발과 비빔국수 등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가 당선 축하 등으로 받은 꽃과 화분 등을 서대문 노인정에 기증한 것도 이날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