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은평뉴타운’에서 억대를 호가하는 분양권 전매 시장이 펼쳐지고, 기존 아파트 가격도 상승세를 보이는 등 일대 부동산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뉴타운 사업이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면서 일대 각종 시설이 갖춰지자 뒷심을 발휘하는 모습이다.
2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은평뉴타운은 서울 은평구 진관동 일대 349만 2,638㎡ 부지에 약 1만 6,100가구의 새 집과 상업시설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지난 2002년 이후부터 일종의 신도시 조성과 유사한 방식으로 일대를 개발하는 중이다. 지난해 연말 지하철 구파발역 인근 ‘롯데몰’이 개장한 데 이어 내년 은평성모병원(2018년 5월 예정)이 문을 열게 되면 이 사업은 종착지점에 다다르게 된다. 그간 사업 진행이 느리고 미분양이 넘치는 등 잡음도 많았던 지역이지만, 사업이 막바지 단계에 이르자 시장의 관심이 모이고 있는 것이다.
우선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분양권 전매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달말 시에 신고된 은평구의 분양권(입주권 포함) 거래는 총 159건으로 집계된다. 이는 서울 자치구 가운데 가장 많은 수준이다. 특히 은평구 중 진관동 일대 뉴타운 지역에서 가장 활발하게 전매가 이뤄졌는데. ‘은평스카이뷰자이’(2019년 1월 입주예정)에서만 61건의 거래가 있었다. 이는 지난 4월 4일 전매제한에서 해제되자마자 단지 전체(361가구) 중 16.8% 가량에서 손 바뀜이 일어난 셈이다. 인근 G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스카이뷰자이는 이제 분양권 거래가 시작됐음에도 6,000만~8,000만원 정도의 웃돈이 붙어 거래됐으며 1억원을 호가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기존 아파트 가격도 상승 추세다. 가령, ‘박석고개 힐스테이트 1단지’(2009년 1월 입주) 전용면적 59㎡의 실거래가는 지난해 3월 4억2,000만~4억4,500만원에서 올 3월 5억~5억2,000만원 선으로 올랐다.
대형 쇼핑몰 등 편의시설이 갖춰지면서 주거 환경이 크게 바뀌자 시장에서 이 같은 반응을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N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서울소방행정타운 건립(2018년 5월 예정),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개통(2022년 예정) 같은 개발 호재도 투자자와 수요자들을 끌어모은 이유”라고 말했다.
추후 가격 상승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은평뉴타운은 은평 지역에서도 가격이 높은 곳에 속한다”라면서 “녹번, 응암 등 은평구 일대가 정비되면 뉴타운 지역은 더 높은 가격대를 형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쾌적한 환경을 선호하는 수요자들이 찾는 이 지역에 최근 미세먼지 등 환경 문제에 관심이 높아지는 것 역시 가격 상승의 요소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완기기자 kinge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