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사업에 대한 평가는 극단적이다. 가뭄과 홍수 통제기능은 거의 없고 수질오염만 초래하는 재앙이라는 평가가 있는가 하면 녹조 현상은 보 설치와 무관하며 수자원 활용 가능성을 높였다는 진단도 있다. 이런 공과를 떠나 4대강 사업은 유역별로 차근차근 실시하지 않고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한 게 최대 패착으로 꼽힌다. 모든 정책이 그래야 하듯 천문학적 혈세가 투입된다면 시범사업을 해 본 뒤 성과와 부작용을 종합적으로 평가·분석하고 후속사업 추진 여부를 결정해야 옳았다는 얘기다. 4대강 감사는 이번이 네 번째다. 감사원은 이명박 정부 시절에는 “문제가 없다”고 했다가 박근혜 정권 출범 직전인 2013년 1월에 부실 판정을 내리더니 그해 7월에는 대운하를 염두에 둔 사업으로 예산 낭비와 졸속의 극치였다는 상반된 평가를 내렸다.
김수현 청와대 사회수석은 “전 정부 색깔 지우기로 보는 시선이 있을 수 있겠지만 그런 생각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고 했다. 김 수석의 말을 액면 그대로 믿고 싶다. 정책감사가 과거 정부에 대한 부정이나 보복성으로 비쳐서는 곤란하다. 정치 감사 시비가 붙으면 4대강 논란과 갈등은 잠재울 길이 없다. 이번 감사를 앞으로 국책사업을 수행하는 데 타산지석으로 삼도록 해야 할 것이지만 과거 행태를 보면 감사원에 썩 믿음이 안 간다. 새 정부의 코드에 맞출 생각은 아예 접기 바란다. 감사원은 정책감사에 앞서 참회록부터 써야 옳지 않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