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증권(003540)이 달러자산 투자 하우스뷰(시장전망)를 접었다. 지난 2년간 대신증권은 달러자산 투자 확대를 강조하며 관련 리포트와 상품을 꾸준히 출시했다. 대신증권은 하우스뷰를 폐기하며 “자산 일부를 달러자산으로 보유하라는 기존 입장은 유지하지만 원·달러 환율이 1,200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에서는 다소 선회해 신중한 투자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22일 금융투자업계와 대신증권 관계자는 “회사에서 최근 하우스뷰 ‘달러자산에 투자하라’를 공식적으로 폐기했다”며 “달러자산과 관련한 공식적인 마케팅 활동을 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제2의 하우스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하우스뷰를 따로 정하지 않고 고객들이 부동산과 같은 대체투자에 주의를 환기할 수 있도록 하는 전략도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신증권은 지난 2015년 초부터 ‘달러자산에 투자하라’는 하우스뷰를 통해 자산의 20%가량을 달러로 보유하는 투자전략을 추천했다. 미국 경제가 회복하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결국 금리를 올릴 것이고 금리 인상과 함께 달러 가치가 상승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에는 해당 하우스뷰로 대대적인 광고를 진행하는 등 고객들에게 달러투자를 적극 추천했다. 이 같은 전략은 적중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대신증권의 달러자산 규모는 4억8,322만달러로 연초 대비 약 3배 가까이 늘어났다. 당시 원화 강세로 달러 가치가 싸지면서 환차익을 노린 투자자들이 대거 달러투자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올해부터 시장에서 ‘달러 약세’가 대세로 굳어지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속적으로 강달러를 견제하는 발언을 이어가면서 대부분 증권사가 리포트를 통해 달러 비중을 축소해야 한다는 경고음을 냈다. 대신증권은 올해 3월까지 증권가에서 홀로 ‘강달러’를 주장하며 달러자산 비중 확대를 주장했지만 최근 국내외 정세가 급격히 변화하면서 이 같은 입장을 다소 바꿨다. 박형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환율 전망에 대해 “신정부가 취임하면서 내수회복에 집중하고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원화가 안정적일 필요가 있다”며 “이전에 비해서 원화 약세 폭이 축소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신증권은 향후 부동산 등 대체투자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제2의 하우스뷰를 내는 대신 하우스뷰 자체를 폐기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미 올해 초부터 전 계열사 간 협업을 통해 ‘대신하임전문투자형사모증권투자신탁’을 6호까지 설정하면서 부동산 사모펀드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중이다.
대신증권 측은 “전 세계 환경을 보면 여전히 원화 약세 유인이 많아 달러자산 투자에 대한 큰 방향은 유지한다”고 설명했지만 홀로 강달러를 강조하던 대신증권이 한 발 물러난 만큼 기존 투자자들의 투자전략에도 변화가 요구된다. 박 연구원은 “정부 정책이 바뀌면서 원화 약세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지난해 말에는 원·달러 환율이 1,200원을 넘어갈 것으로 전망했지만 그 정도까지 오르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