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서울포럼 2017’ 개막식에서는 정계와 재계·과학계 지도자들이 대한민국이 4차 산업혁명을 이끌어가겠다고 공개적으로 서약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법과 제도 등 소프트 인프라 구축을 책임질 국회의원들이 이례적으로 대거 참석했다. 이들의 다짐이 4차 산업혁명의 퀀텀점프(대도약)에 초석이 될지 주목된다.
청와대와 여야 지도부를 비롯한 국회의원, 대기업 총수와 경제단체장, 과학계 주요 인사 18인은 이날 ‘The Next Korea:Soft Infra for Next Engine(미래 한국:차세대 성장엔진을 위한 소프트 인프라)’을 주제로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개최된 ‘서울포럼 2017’ 개막식에서 “대한민국이 4차 산업혁명을 이끌어가도록 선도적 역할을 하겠다”는 내용의 서약서에 함께 서명했다. 서약서는 가로 7㎝, 세로 75㎝ 크기의 두루마리형 족자로 준비됐다.
이날 서약식에는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과 국회의 여야 대표급이 전원 참여했다. 정세균 국회의장을 비롯해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정우택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김동철 국민의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주호영 바른정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등 원내교섭단체의 수장이 총출동한 것은 지난 10일 문재인 대통령 취임식 이후 처음이다.
이 밖에 민주당 싱크탱크를 이끄는 김민석 민주연구원장과 문미옥 민주당 의원,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 윤상직 한국당 의원도 서명에 참여했다. 이들은 정치권에서 전문성을 인정받아 정책을 책임지는 브레인이다.
재계에서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등 여러 대기업 총수가 서명에 동참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등 주요 경제단체장들도 자리를 함께했다.
과학계에서는 김명자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회장, 신성철 KAIST 총장, 조무제 한국연구재단 이사장이 자리를 빛냈다.
이들의 ‘4차 산업혁명’ 서약은 대한민국 경제의 미래 성장동력을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이다. 재계 인사들이 기업 경영으로 실제 산업을 이끈다면 정치인들은 제도적으로, 학계는 이론적으로 이를 뒷받침하게 된다. 경제 재도약을 위해서는 제자리에 머무르지 말고 새로운 것에 과감하게 도전해야 한다는 목표를 재확인한 것이기도 하다.
이날 정치권의 이례적인 대규모 참여는 문재인 정부 출범과 더불어 형성된 현재의 정치지형과 관련이 깊다. 문재인 정부는 헌정 사상 초유의 5당 체제에서 출범해 여야 협치가 정치권의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문재인 대통령은 여당은 물론 4개의 야당에도 협조를 구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청와대 수석은 물론 여야 지도부가 머리를 맞대는 화합의 장이 마련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