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실세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가 한국으로 송환될 전망이다.
24일(현지시간) 덴마크 검찰은 “정유라의 한국 송환이 최종 결정됐다. 그가 항소심을 철회했다”며 “송환 날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국과 덴마크 법무부는 송환절차 협의에 들어간다. 정씨는 관련 법규와 절차상 30일 이내에 국내로 송환된다.
정씨의 항소심 포기 배경에는 우선 덴마크 검찰의 송환 결정에 맞선 소송에서 1심 판결을 뒤집을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판단이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올보르지방법원은 송환 불복 소송에 관해 “정씨의 범죄 혐의를 재판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 송환 요건이 충족하느냐를 보는 것”이라며 “한국 법원이 정씨 체포영장을 발부한 것은 이미 범죄 혐의를 인정한 것”이라고 판시했다.
구금 기간이 길어지는 점도 현실적인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현지 법원이 송환 불복 소송의 심리를 진행하는 동안 반복해 구금을 연장했고 올해 1월 1일 덴마크 올보르에서 체포된 정씨는 현재 144일째 구속 상태다. 정씨가 한국에서 실형을 선고받더라도 그가 덴마크에서 구금된 기간은 복역 기간에 포함되지 않는다. 소송에 이길지 확신할 수 없는 상태에서 구금 기간만 늘어나는 상태였던 셈이다.
정씨가 처음 송환 불복 소송을 제기할 때와 상황이 달라진 점도 항소심 중단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정씨는 송환 불복 소송으로 시간을 지연해 일단 특검 수사는 피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한국에서 발부된 정씨의 체포영장 유효기간이 2023년 8월 말까지로 돼 있어 마냥 ‘시간 끌기’로 수사를 피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국정 농단 사건을 두고 검찰의 가장 중요한 현안으로 강조한 것도 정씨의 선택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 검찰이 최순실 게이트 재수사에 나설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으나 적어도 이화여대 부정입학 의혹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정씨를 조사하지 않고서는 관련 사건을 마무리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박신영인턴기자 sy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