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증시 STOP] "단기급등, 조정 불가피" 대신증권 과열 경고

연일 장밋빛 전망 쏟아지는데

"비중 공격적으로 늘릴때 아냐"

이례적으로 '스톱' 버튼 눌러

"소신" vs "헛다리 짚기" 관심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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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상승장이 이어지면서 ‘장밋빛’ 증시 전망 보고서들이 봇물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대신증권이 이와 정반대로 과열 경고를 내보내 주목된다. 증권사가 상승장이 한창인 상황에서 지수 상승의 ‘스톱’ 버튼을 누르는 경우는 극히 이례적이다. 대신증권은 현재 주식시장을 추세적인 상승 국면으로 보기 어려우며 대외 변수에 흔들릴 가능성이 높은 만큼 주식 비중을 늘려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보수적인 외국계 투자은행(IB)마저 최근 코스피 목표 지수를 올리는 와중에 닥터둠(증시 비관론자)과 같은 주장이 시장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는 소신 있는 주장으로 평가받을지, 시장 흐름 읽기에 실패한 ‘헛다리 짚기’에 그칠지 증권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5월 들어 국내 주식시장이 단기 급등했다며 변동성 확대에 주의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대신증권은 지난 25일 ‘쉬어야 더 멀리 갈 수 있다’는 보고서에서 “코스피가 2,360선까지 추가 상승할 여지는 있지만 오버슈팅(단기급등) 국면으로 판단된다”며 “펀더멘털 모멘텀이 둔화된 상황에서 2,300선 돌파를 추세적 상승으로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코스피가 2,350을 넘어서자 증시 과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한층 높아진다. 특히 대신증권은 지수가 상승하지만 연중 최고가 등 추세적 변화를 보이는 종목 수가 줄어드는 것은 조정의 신호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앞서 대신증권은 지난 2일과 15일에도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가려면 경기 지표와 실적 모멘텀이 강화돼야 하는데 앞으로 두 조건이 모두 충족될지 의문”이라며 “지금은 주식 비중을 공격적으로 늘릴 시기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경기 회복세가 더딘데다 2·4분기 실적 시즌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전 분기를 뛰어넘기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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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대신증권은 투자자들이 대외변수에도 더욱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신증권은 22일 ‘코스피, 트럼프 탄핵이슈의 안전지대가 아니다’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 탄핵 이슈의 재생산은 당장 국내 경제와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더라도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심리 후퇴의 경로를 따라 국내 증시의 변동성을 확대시키는 잠재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주장이 관심을 끄는 이유는 최근 대다수 증권사들이 코스피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며 시장 분위기에 편승하는 것과 궤를 달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외국계 IB들도 최근 잇따라 코스피 전망치를 올려 잡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24일 “코스피의 고도제한이 해제됐다”며 코스피 전망치 상단을 2,500~2,600선으로 올렸고 삼성증권도 2,450에서 2,630으로 상향조정했다. IBK투자증권도 코리아디스카운트가 해소될 조짐을 보인다면서 올해 지수 등락 범위를 2,000~2,600으로 올려잡았다. 앞서 한화투자증권과 하나금융투자도 각각 코스피 전망치 상단을 2,580, 2,350~2,450으로 올린 상태다. 외국계 중에서는 올해 말 코스피 목표지수를 2,600으로 높인 데 이어 씨티(2,200~2,600), 골드만삭스·UBS(2,450) 등도 지수 상단 전망치를 올리며 국내 주식 비중을 확대할 것을 권했다.

증권업계에서는 대신증권의 주장이 어떤 결론을 맺을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그동안 증권사들이 시장의 변화를 뒤늦게 쫓아가는 ‘뒷북 보고서’를 내놓았던 전례를 고려하면 상승장 속에서도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일관된 논지를 펴는 증권사들이 나와야 투자자들의 판단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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