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면 배후 공간을 강화하라.’ 2017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16강 토너먼트를 앞둔 한국 대표팀에 내려진 특명이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A조 조별리그 최종 3차전 잉글랜드와의 경기에서 후반 11분 키어런 도월에게 결승골을 내주고 0대1로 패했다. 1·2차전에서 2연승으로 일찌감치 16강행을 확정한 한국은 2승1패(승점 6)를 기록, 잉글랜드(2승1무·승점 7)에 밀려 조 2위로 조별리그를 마쳤다.
한국은 오는 30일 오후8시 천안종합운동장에서 C조 2위와 8강행 티켓을 놓고 다투게 됐다. C조에서는 이날 현재 2위 이란(1승1패)과 3위 포르투갈(1무1패)이 2위 다툼을 벌이는데 한국의 16강전 상대는 27일 결정된다.
비겨도 조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던 한국은 이날 백승호(바르셀로나B)와 이승우(바르셀로나 후베닐A)를 벤치에 앉히고 하승운(연세대)-조영욱(고려대)을 투톱으로 내세운 3-5-2 전술로 나섰다. 투톱 위주로 중앙 공격에 치중한 한국은 상대적으로 약해진 측면의 배후 공간을 내줘 위기를 맞는 장면을 자주 연출했다.
전반 1분 만에 임민혁(서울)이 슈팅을 날리며 산뜻하게 출발한 한국은 그러나 전반 3분 역습 상황에서 오비 에자리아의 위협적인 슈팅이 골키퍼 송범근(고려대)의 선방에 막혀 안도했다. 전반 33분에는 조영욱의 크로스를 하승운이 골 지역 오른쪽에서 날린 오른발 발리 슈팅이 상대 골키퍼 정면을 향하면서 전반을 득점 없이 마쳤다.
후반에 선수 교체 없이 나선 한국은 여러 차례 역습을 허용하면서 아찔한 장면을 연출했다. 후반 3분 만에 아데몰라 루크먼이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에서 시도한 슈팅을 송범근이 다리로 막아내 결정적인 실점 위기를 넘긴 한국은 4분 뒤에는 루크먼의 슈팅이 왼쪽 골대를 맞고 나와 또 한번 가슴을 쓸어내렸다. 한두 차례 패스에 배후 공간이 뚫려 고전하던 한국은 결국 후반 11분 결승골을 내줬다. 역습 상황에서 오른쪽 측면을 돌파한 수비수 존조 케니가 페널티 지역 오른쪽에서 크로스를 내줬고 쇄도하던 도월이 왼발 슈팅으로 한국의 골망을 갈랐다.
신 감독은 곧바로 하승우 대신 이승우를 투입해 분위기 전환을 꾀했다. 후반 20분 프리킥 상황에서 이승모(포항)가 페널티 지역 오른쪽에서 내준 패스를 이상민(숭실대)이 골대 정면에서 방향을 바꿔 슈팅한 공이 골라인에 서 있던 잉글랜드 수비수 케니에 막힌 게 아쉬운 장면이었다. 신 감독은 후반 33분 임민혁을 빼고 백승호까지 내보내며 조 1위에 대한 의지를 꺾지 않았으나 동점골은 끝내 터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