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세계는 유통전쟁, 한국은 규제감옥 - <하> 고용창출 효과 큰 유통업] 롯데서 내린 ‘고용 단비’만 ‘23만명(유통 14곳 직·간접 고용인력)’

쇼핑몰당 평균 정규직 5,000명

제조업 보다 일자리 효과 월등한데

‘상생의 덫’ 걸려 의무휴업 등 발목

부천 신세계百 계약 무기한 연기

현대백·홈플러스·이마트 출점 ‘0’

해외 내몰린 롯데·신세계 180곳 오픈

현지서 고용한 직원 3만 여명 달해

“지역경제 활성화 포기하는 꼴” 지적





‘180개 이상 매장에 3만 여명’


롯데와 신세계 등 국내 빅 2 유통기업의 해외 매장 점포 수와 고용한 직원 규모다. 롯데마트만 해도 중국, 인도네시아 등에서 170곳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곳에서 근무하는 직원이 2만 4,000여 명에 이른다. 이런 가운데 유통기업들의 해외 진출은 올해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규제가 더욱 강해지면서 국내에서 백화점·쇼핑몰을 짓는 것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경련 관계자는 “지난 2012년 대형마트 의무휴업을 도입한 이후 3년 간 3만 여 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며 “고용창출 효과만 보면 유통업이 제조업 보다 훨씬 높은 데 현재의 유통정책은 이 부분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 해외로 나가는 유통 일자리 = 국내 유통기업들은 현재 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러시아 등을 중심으로 해외에 진출해 있는 상태다. 롯데마트의 경우 중국에만 112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고 근무하는 직원이 1만 3,000여 명에 이른다. 유통업계 고위 관계자는 “해외 시장에서 국내 유통업체가 자리 잡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라며 “갈수록 국내 사업이 어려워 지면서 해외에 더 많이 나가야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유통업은 사실 제조업보다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크다. 김정식 연세대 교수가 최근 통계청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2월 기준으로 유통·물류산업의 취업자 수는 519만 5,000명으로 전체 취업자 수의 5분의 1인 20.1%에 달한다. 전체 17.3%인 제조업(444만9,000명)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롯데만 해도 유통 14개 계열사의 직간접 고용인원은 23만 명에 달한다. 이 중 백화점은 8만 2,000여명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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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대형마트 등의 경우 계산, 진열 등 다수 인원이 무기계약직으로 운영된다. 완벽한 정규직은 아니지만 정규직과 비슷한 대우를 받는다는 점에서 고용의 질 역시 나쁘지 않다.

◇ 사라지는 국내 일자리 = 유통업계 분석에 의하면 쇼핑몰 1개가 들어서면 5,000여 개의 신규 일자리가 생긴다. 실제 지난해 9월 개장한 스타필드 하남의 경우 지역민을 포함해 직접 고용만 5,000여명, 투자·공사 진행으로 발생한 간접고용까지 합하면 3만 4,000여명에 이른다. 생산 유발 효과와 부가가치 유발효과는 각각 3조4,000억원, 1조5,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잠실 롯데월드타워에 있는 롯데월드몰 역시 상시고용 인원이 6,000명이다.

문제는 국내에서 유통업 일자리 창출이 상생의 벽에 막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계약이 무기 연기된 부천시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계획대로 됐을 경우 1만 명 이상의 신규 일자리가 만들어진다. 향후 출점 계획도 대폭 줄어들 수밖에 없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시티몰 이후 2019년까지 출점 계획이 없다. 홈플러스·이마트도 올해 출점 ‘제로’다. 이마트 트레이더스 출점 역시 10여개에서 3개로 대폭 축소된 상태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지역 경제 활성화와 지역민 고용 효과를 높인다는 점에서 대형마트 출점을 무조건 제한하는 것보다는 지역과의 실직적인 상생 방안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박준호(인도네시아)·박윤선(싱가포르)·이지윤(태국)기자 lucy@sedaily.com

이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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