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시로 여는 수요일] 마리아나 해구

-김은지 作

3115A38 시로여는수욜


해적의 노래를 부르며 간다

그 동안 얼마를 모았건


얼마를 잃었건

아이야 아오아

양팔에 힘을 주고 타륜을 돌리자

돛이 그리는 구름이

물살을 따라 뒤노는 물고기가

모두 내것이라 해도

그저 아오아 아이야

속도를 높일 뿐

맥주를 부어라

넌 어디서 왔다고 했지?


네가 저지른 바보 같은 짓이 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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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야 아오야

아오아 아이야

어서 부어라

네가 못 이룬 꿈이

너를 찼다는 그이가

맥주의 맛을 좋게 하는구나

달을 던지면서

별을 박으면서

아이아오아

고래가 뛰어오른다

이런, 도덕군자가 되려 했는데 해적선에 납치되다니. 지구상에서 가장 깊은 해구 위를 호수처럼 미끄러지는구나. 아이야 아오아 애꾸눈에 외다리 선장 험악하지만, 부르는 노래 참으로 호방하구나. 돈을 잃어도 돈을 모아도, 바다를 가르고 하늘을 얻어도 부르던 노래를 그치지 않는구나. 이미 세상을 다 훔쳤으니 세상을 따로 놓을 곳간이 없구나. 작은 도둑은 물건을 훔치고 큰 도둑은 마음을 훔치는구나. 해적 고래가 던진 달, 도덕군자 고래가 박은 별 참으로 밝구나. <시인 반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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