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사건이 열악한 노동조건과 불안정한 고용관계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에 대해 한국마사회는 경마의 공정성 확보 차원에서 세계적으로 조교사가 마필관리사를 직접 고용하는 ‘개별고용제’로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사회와 마주, 조교사, 기수, 관리사 등이 서로 이해관계가 얽히면 얼마든지 승부조작이 가능하기 때문에 구성원 간 경쟁성을 담보하지 않으면 경마의 공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게 한국마사회 측의 설명이다.
이렇기 때문에 마필관리사의 경우 조교사에 의해 고용돼 말의 관리나 훈련의 맡으며, 한국마사회와 마필관계자 간 계약관계는 없다고 덧붙였다. 경마시행체인 한국마사회는 경주 결과에 따라 경주마의 소유자인 마주에게 상금을 지급하며, 마주는 소유마의 관리를 조교사에게 위탁하고 조교사는 마주로부터 말을 위탁받아 관리하는 개별 사업자라는 것이다.
또 마필관리사 개별고용제는 마필관리사 인력운영과 임금지급 등 해당 사업장 운영에 대해 조교사가 전적으로 책임을 지며 관리사 근로조건에 관한 사항은 조교사와 마필관리사 간 협의해서 결정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마필관리사 고용방식은 정규ㆍ비정규직의 문제가 아닌 경마 고유의 특성이 반영된 전 세계적인 공통된 고용체계라고 주장했다.
급여에 대해서는 지난해 부산경남 마필관리사 평균근속연수는 6년, 평균 연봉은 5,352만원 수준으로 홍콩, 싱가포르 마필관리사와 비교해서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한국마사회는 설명했다. 한국마사회 측은 “이번을 계기로 조교사가 사업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도록 지속적으로 교육하고, 불공정한 노무행위에 대해서 꾸준히 계도하는 등 권한 내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27일 오전 부산 강서구 렛츠런파크부산경남 마방 앞에서 마필관리사 박모(38)씨가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이를 두고 마필관리사 노조는 박씨의 죽음이 하청과 재하청으로 이뤄지는 마필관리사들의 열악한 노동환경이나 처우와 관련이 있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도 29일 성명을 내고 박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데 대해 “한국마사회가 공기업임에도 비정규직 비율이 80%가 넘고 마필관리사들이 마사회의 직접적인 통제를 받지만 간접고용 형태의 비정규직으로 열악한 처우를 받고 있기 때문”이라 비난한 바 있다.
/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