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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나는 축구 센세이션 16강서 마침표, 쓴 약 삼키고 다시 출발선 설 차례

U-20 월드컵 수비불안에 포르투갈과 16강 1대3 패

1983년 멕시코 4강 신화 재연을 넘어 사상 첫 결승을 목표로 내걸었지만 포르투갈의 벽은 높았다. 신태용호의 신나는 도전은 16강까지였다. 안방에서 쓴 약을 삼킨 ‘리틀 태극전사’들은 더 높은 곳을 향한 새로운 출발선에 설 차례다.

2017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의 한국 대표팀은 30일 저녁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포르투갈과의 16강에서 1대3으로 졌다. 2013년 터키 대회에서 8강에 올랐던 한국은 2015년 뉴질랜드 대회 본선 진출 실패의 충격을 털고 조별리그를 통과했지만 34년 만의 4강 진출은 끝내 이루지 못했다.


조별리그에서 아르헨티나를 2대1로 누르는 등 신나는 축구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대표팀이어서 더 아쉬운 한판이었다. 포르투갈은 조별리그에서 잠비아에 1대2로 지고 코스타리카와 1대1로 비기는 등 크게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강팀들이 그렇듯 토너먼트에 돌입하자 전혀 다른 팀처럼 강해졌다. 1991년 안방 대회에서 포르투갈의 우승을 이끌며 골든볼(최우수선수상)을 수상했던 에밀리우 페이시 감독은 집요하게 측면 뒷공간 침투를 주문해 한국을 무너뜨렸다. 한국은 이번 패배로 포르투갈과의 U-20 대표팀 간 전적에서 3무5패를 기록하게 됐다.

이날 한국은 조영욱-하승운 투톱에 ‘바르사 듀오’ 이승우(바르셀로나 후베닐A)-백승호(바르셀로나B)가 좌우 날개에 포진하는 공격적인 전술로 나섰다. 그러나 초반부터 역습에 뒷공간을 뚫리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결국 전반 10분 만에 유리 히베이루에게 왼쪽 측면을 공략당한 끝에 브루누 사다스에게 선제골을 내준 한국은 전반 27분 브루누 코스타에게 다시 한 골을 먹었다. 크로스가 윤종규를 맞고 흐르자 이를 놓치지 않았다. 후반 들어 선수교체로 승부수를 띄운 한국은 이승우의 돌파 등으로 얻은 프리킥이 잇따라 골문을 외면하면서 어려운 경기를 이어갔다. 후반 24분에는 사다스의 개인기에 속수무책으로 당해 0대3까지 끌려갔다. 이후 후반 36분 이상헌의 만회 골이 터졌지만 거기까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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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은 대회 전 6차례 평가전에서 한 경기만 제외하고 매번 실점했다. 막강한 공격력에 비해 수비불안이 흠으로 꼽혔다. 골키퍼 송범근의 선방쇼 덕에 조별리그에서는 3경기 2실점으로 잘 넘어갔지만 16강에서 아킬레스건을 제대로 공략당했다. 또 조별리그 2연승으로 일찌감치 16강 진출을 확정한 뒤 잉글랜드와의 3차전에서 ‘1.5군’을 내보낸 끝에 0대1로 졌는데 여기서 상승세가 꺾였다는 평가도 나온다. 어린 선수들이라 체력안배보다는 기세를 계속 살려주는 방향을 택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이승우와 백승호가 각각 2골 1도움, 2골로 활약하고 최전방 조영욱이 투지 넘치는 플레이를 선보이면서 많은 축구팬들의 지지를 얻었다. 화려한 개인기와 강팀에 주눅들지 않는 거침없는 경기력에 ‘한국축구 같지 않다’는 감탄이 잇따랐다. 이날 광화문광장과 세종문화회관 앞은 거리응원에 나선 시민들로 가득 메워졌다.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컸지만 시민들은 경기 후 눈물을 보인 어린 태극전사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한편 또 다른 16강전에서 베네수엘라는 연장 후반 3분 터진 결승골로 일본을 1대0으로 누르고 8강에 올랐다.

30일 저녁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U-20 월드컵’ 포르투갈과의 16강전에서 1대3으로 패한 한국 대표팀의 백승호(왼쪽 두번째) 선수가 8강 진출에 실패하자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30일 저녁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U-20 월드컵’ 포르투갈과의 16강전에서 1대3으로 패한 한국 대표팀의 백승호(왼쪽 두번째) 선수가 8강 진출에 실패하자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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