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이 이끄는 국내 경기 회복세가 확대되면서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최근 5년 내 최고 수준을 유지했다. 특히 새 정부 출범 이후 주택시장이 활황을 보이는 가운데 이번달 부동산 및 임대업의 체감경기지수가 큰 폭으로 뛰었다.
3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7년 5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에 따르면 이번달 제조업 업황BSI는 지난달보다 1포인트 내린 82로 집계됐다. 4개월 연속 오름세는 꺾였지만, 4년1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 4월(83)을 제외하면 최근 5년 내 가장 높은 수준이다. 2003년부터의 장기평균(80)과 비교해도 더 높다.
하세호 한은 경제통계국 기업통계팀 과장은 “5월달 황금연휴로 조업일수가 적었음을 감안하면 종합적인 업황BSI 하락폭은 크지 않은 편”이라고 말했다.
서비스업을 포함한 비제조업의 5월 업황BSI는 지난달보다 1포인트 상승한 79로 5년 만에 최고치였다. 부동산 및 임대업이 82로 7포인트 오르면서 비제조업 경기지수 상승세를 이끌었다. 최근 부동산시장이 열기를 띠고 공공분양 사업도 호조를 보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BSI는 기업이 체감하는 경기 상황을 나타낸 지표로, 기준치인 100 이상이면 경기가 좋다고 인식하는 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많다는 뜻이다. 이달 BSI는 한은이 지난 17~24일 전국 2,850개 업체(응답 기준)를 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집계됐다.
5월 제조업 업황BSI는 기업별로 희비가 엇갈렸다. 수출기업(+2포인트)만이 상승세를 유지한 가운데 내수기업은 3포인트가 떨어졌다. 대기업(87)과 중소기업(74)도 모두 1포인트씩 하락했다.
업종별로는 스마트폰 제조·부품업체가 포함된 전자업종(+5포인트)이 6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기준선인 100을 기록했다. 반면 지난달 104를 기록하며 업계에 봄바람이 불었던 화학업종은 수요가 둔화하면서 11포인트가 떨어졌다. 중국 내 판매와 판로 개척이 부진한 자동차 업종도 지난달에 이어 76이었다. 이는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다음달 업황전망BSI는 제조업이 84로 2012년 6월(85) 이후 최고치였던 지난달과 같은 수준으로 조사됐다. 비제조업 업황전망BSI도 80으로 지난달 전망지수보다 2포인트 올랐다.
한편 BSI와 소비자동향지수(CSI)를 합한 경제심리지수(ESI)는 이달 98.6으로 지난달보다 1포인트 뛰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