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목타는 농촌...속터지는 가뭄대책

가뭄악화땐 4대강 보 물 필요한데

고령보 등 6개보 상시 개방하며

166억 추가 지원 땜질식 처방만

1일 경남 창녕군 창녕함안보의 수문이 열리자 갇혀 있던 낙동강 물이 힘차게 흐르고 있다.     /함안=연합뉴스1일 경남 창녕군 창녕함안보의 수문이 열리자 갇혀 있던 낙동강 물이 힘차게 흐르고 있다.   /함안=연합뉴스


정부가 충남·경기 지역 가뭄이 확산되자 총 166억원을 추가 지원하겠다는 대책을 내놓았다. 그러면서 강정고령보 등 4대강 6개 보의 상시 개방이 가뭄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없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단기적인 땜질 식 처방에 불과한 대책을 내놓으며 보 개방에 대한 우려를 진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환경부·농림축산식품부 등은 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가뭄 상황이 심해짐에 따라 가뭄대책비 116억원(국비 93억원, 지방비 23억원), 저수지준설 사업비 50억원 등 총 166억원을 긴급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가뭄대책비는 당장 부족한 농업용수를 끌어오기 위해 간이양수장 설치나 관정 개발, 양수호스 설치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또 국민안전처는 지난달 29일 경기·충남 지역에 배정한 특별교부세 70억원을 이달 말까지 집행할 방침이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현재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전국 저수지의 평균 저수율은 57%로 평년(73%)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특히 경기 남부와 충남 서부 지역의 피해가 극심하고 전남 해안가 일부 지역도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전국의 모내기 진행률은 70%에 그친다. 상황이 이렇자 하필 모내기 철에 보를 개방하느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윤섭 환경부 기조실장은 “대통령이 지시했다고 해서 무리하게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예년 기준으로 보면 오늘부터 녹조가 번성하는 시기”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현재 농업가뭄이 심한 지역은 주로 경기 남부와 충남 서북부 지역으로 이번에 개방하는 6개 보와는 상당히 거리가 떨어져 있다고 강조했다. 경기 남부와 충남 서북부 지역은 6개 보의 물을 쓰고 있지 않기 때문에 보 개방이 가뭄에 미치는 악영향은 없다는 얘기다.


문제는 앞으로다. 보가 추가로 개방되거나 보와 저수지를 잇는 도수로 공사가 완료되면 결국 상시 개방된 보의 물도 가뭄 피해 지역에 공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보령댐은 백제보 하류에서 물을 끌어오고 있다. 이번 상시 개방 대상에 백제보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앞으로 백제보도 상시 개방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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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을 해소하려면 결국 멀리 있는 곳의 물도 끌어다 써야 하는 것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정부 관계자는 “일부 도수로 계획이 있다”며 “앞으로 검토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큰 그림을 그리지 않은 채 임시방편으로 내놓고 있는 정책은 이뿐만이 아니다. 이날 특별교부세 지원 등 정부가 내놓은 대책 역시 대부분이 단기 방책이다. 심지어 지하수 관정 관리 등 단기 방책조차 제대로 가동되지 않고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실제 예산과 인력 부족으로 지방자치단체는 관정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세종=임지훈기자 jhlim@sedaily.com

임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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