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한국당 "촛불폭풍, 우산으로 막으려 해…탄핵결정 수용하자"

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대선 폐인·지지율 제고 등 반성

당 사무처 개혁, 지방선거 연대론 주장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연합뉴스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이 대선 패배 이후 개최한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서 반성의 시간을 가졌다.

한국당은 2일 야당의 역할, 차기 지도부의 과제, 지방선거 전략, 대선 패배 분석, 지지율 제고 방안 등 5가지 주제로 나눠 전날 진행된 분임토의 결과를 보고했다.


임이자 의원은 대선 패인을 보고하며 “‘촛불 폭풍’이 휘몰아치고 검은 먹구름이 드리우면서 경고를 했는데도, 우린 그걸 우산으로 막으려다 우산마저 뒤집혔다”고 말했다.

검은 먹구름은 지난해 총선의 공천 파동과 그 배경이 된 고질적 계파정치로 풀이된다.

이 사건으로 보수진영은 분열했고, 여기에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 되자 “당시 새누리당 구성원들은 패배주의에 빠져 허둥지둥했다”고 분석했다.

또 시대 정신을 제대로 읽지 못했으며, 국민과의 소통이나 언론 대응이 부족했고, 수도권과 청년층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는 점 등이 패인으로 꼽혔다.

한국당 대선후보를 지낸 홍준표 전 경상남도지사에 대한 ‘한계론’과 ‘자질론’도 제기됐다.

임 의원은 “‘당당한 서민 대통령’이라고 내걸었지만, 정말 서민에게 감동을 주는 정책이 없었다”나 “너무 영남이 주도권을 쥐고 갔다”는 의견을 내놨다.

홍 전 지사의 막말 논란과 여성 비하 발언, 강성 귀족노조와의 전쟁 선포 등으로 외연 확장에 실패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곤두박질친 당 지지율을 회복하려면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꾸는” 수준의 대변혁이 불가피하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


청년 정치인을 양성하기 위해 20대·30대·40대 등 세대별 위원회 체제를 두자는 의견, 내년 지방선거에서 청년 공천을 확대하자는 의견, 청년 최고위원을 늘리자는 의견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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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이슈를 선점하고, 유권자에 호감을 주는 로고로 바꾸자는 주장도 나왔다.

대변인단을 보강하고 의원들이 전문 영역과 상임위별로 적극적인 인터뷰에 나서는 한편, 당 사무처를 기업 경영 방식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정우택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당 사무처 개혁 없이는 다른 쇄신도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며 외부 인사를 영입해 조직 문화를 바꿔야 한다는 견해에 힘을 실었다.

분임토의에선 ‘탄핵 반대 정당’이라는 이미지를 지우기 위해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파면) 결정수용을 천명하고, 국민의 용서를 다시 한 번 구해 매듭을 짓고 가자”는 의견이 제기됐다.

한국당은 1년 뒤 치러지는 지방선거에서 승리해 지역의 조직을 강화되고, 총선 승리의 밑거름을 다지겠다고 밝혔다.

이런 맥락에서 바른정당, 국민의당을 포함한 야권 통합론과 야권 연대론이 논의됐다고 김순례 의원이 보고했다.

김 의원은 “이번 선거가 암울한 결과를 안겨준 이유는 보수에 뿌리를 둔 바른정당의 이탈, 그에 대한 암묵적 방치가 아니었느냐”며 지방선거에서 전략적으로 야권통합을 이루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전했다.

다만 야권의 통합·연대에 대한 국민여론과 역효과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국당은 이날 “철저한 쇄신과 혁신을 통해 강한 야당으로 거듭나 정부 여당의 독주를 막아내고 대한민국을 지키는 데 앞장서겠다”, “보수의 가치를 발전적으로 계승해 대한민국의 100년을 이끌어갈 미래정당으로서 자리매김하겠다”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원외 당협위원장들은 별도의 성명에서 공직선거법 개정 의사를 밝히며 7·3 전당대회에서의 계파주의 척결과 원외 인사의 주요 당직 중용 등을 촉구했다.

/성윤지인턴기자 yoonjis@sedaily.com

성윤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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