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피플

"64년 기다림 끝...한국전 훈장 받았네요"

89세 퇴역 미군 버리, 병원서 가슴에 '별' 단 사연은

전방 관측 장교 복무 공로 인정에도

동성무공훈장 서류 착오로 못 받아

포스터 美 의원 도움 뒤늦게 수훈

한국전 참전용사 피터 버리(오른쪽)가 빌 포스터 미국 연방하원의원과 함께 있다. /사진=데일리 헤럴드한국전 참전용사 피터 버리(오른쪽)가 빌 포스터 미국 연방하원의원과 함께 있다. /사진=데일리 헤럴드




한국전쟁 참전 당시의 버리.한국전쟁 참전 당시의 버리.


한국전쟁에 참전해 최전방에서 전방 관측 장교로 복무한 퇴역 미군이 휴전 후 64년 만에 무공훈장을 가슴에 달았다.


1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 언론에 따르면 시카고의 교외도시 라일에 거주하는 피터 버리(89)는 아흔을 바라보는 나이에 미국 연방정부로부터 한국전 참전 공로를 뒤늦게 인정받고 동성무공훈장(The Bronze Star Medal)을 받았다.

동성무공훈장은 미국 정부가 전쟁에 나가 영웅적이거나 가치 있는 성취를 이룬 군인을 기리기 위해 지난 1944년 3월 제정했으며 1941년 12월 이후의 공적에 소급 수여된다.


버리는 지난달 28일 노환으로 입원해 있던 네이퍼빌 에드워드종합병원에서 지역구 정치인 빌 포스터(61·일리노이·민주) 연방 하원의원으로부터 훈장을 전달받고 “이 별을 가슴에 달기 위해 딸도 (포스터 의원에게) 편지를 쓰고 나도 편지를 썼다”면서 “포스터 의원이 답을 주고 연방 당국과 접촉해 수훈을 성사시켜줬다”고 감격스러운 마음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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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리는 22세였던 1950년 한국에 파병돼 1953년까지 미 육군 3보병사단 58포병대에서 전방 관측 임무를 맡았다.

그는 “망원경을 이용해 적군의 행동을 관찰하고 있는데 중공군의 포탄이 날아왔고 망원경이 산산조각 났다.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 돌아보니 잔해 속에 네 명의 동료가 묻혀 있었다”면서 “잔해 더미를 파헤치고 보니 한 명은 숨져 있었고 두 명은 처참하게 부상당했으며 나머지 한 명은 온몸을 떨고 있었지만 무사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버리는 한국에서 군 복무를 마친 후 동성무공훈장을 받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통보받았으나 서류 작업에 착오가 생겨 훈장을 손에 넣지 못했고 이는 이후 60년 이상 마음속에 늘 큰 아쉬움으로 남아 있었다. 버리는 포스터 의원의 도움이 없었다면 끝내 훈장을 가슴에 달지 못했을 것이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해외참전용사들의 모임인 VFW(Veterans of Foreign Wars) 회원들도 행사에 참석해 경의를 표하고 축하했다. 데일리 헤럴드는 “한국전 참전용사 모자를 쓰고 행사에 참석한 버리는 국가가 울리자 간병인의 도움을 받아 휠체어에서 일어섰고 모자를 벗어 들고 국기를 응시했다”고 전했다.

한편 포스터 의원은 행사에서 아내가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소개했다. 그는 2008년 한국인 변애숙씨와 재혼했다.

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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