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퍼싱 스퀘어에서 ‘진실을 위한 행진’ 시위대가 ‘트럼프는 푸틴의 꼭두각시’라고 조롱하며 트럼프의 ‘러시아 커넥션’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납세 내역 공개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UPI연합뉴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3일(현지시간) 워싱턴DC와 뉴욕을 포함해 미국 주요 도시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열렸다. 이번 시위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난 1일 파리기후협정 탈퇴 발표, 트럼프 대통령이 해임한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의 다음달 ‘러시아 스캔들’ 의회 증언을 앞둔 시점에서 열려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주에도 골프장을 찾아 라운딩을 즐겼다.
반(反) 트럼프 시위인 ‘진실을 위한 행진’(March for Truth)은 워싱턴DC와 뉴욕, 로스앤젤레스(LA)를 포함해 44개 주(州) 150여 개 도시에서 열렸다. ‘진실을 위한 행진’ 시위는 지난 1월 ‘여성들의 행진’, 지난 3월 ‘납세자의 행진’, ‘과학을 위한 행진’을 주도했던 인사들이 기획했다. 이들은 대선 기간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캠프가 러시아와 공모해 대선에 개입하도록 도왔는지를 특검이 철저히 수사하도록 촉구했다.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의 납세 자료를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특히 워싱턴DC 집회 참가자들은 백악관 인근 내셔널몰 잔디밭에 인간 띠를 연결하는 방식으로 ‘트럼프를 수사하라’(INVESTIGATE TRUMP)는 대형 글자를 연출해 보이며 특검의 트럼프 대통령 수사를 압박했다. 수천 명이 참가한 뉴욕과 텍사스 집회 등에는 제리 네이들러(뉴욕), 알 그린(텍사스) 하원의원을 비롯한 민주당 의원들은 물론 ‘워터게이트 특검’으로 유명한 질 와인-뱅크스와 인기 브로드웨이 뮤지컬 ‘해밀턴’의 스타 하비에르 무뇨스, 독재정권 연구 전문가이자 유명 저자인 티모시 스나이더 박사 등도 동참했다.
워싱턴DC로 연결되는 남북 관통 95번 고속도로 버지니아 인근 도로의 한 교통정보 선간판의 문구는 ‘워싱턴DC로 가는 가장 빠른 길’ 대신 ‘모스크바로 가는 가장 빠른 길’로 바뀌었다. 누군가가 빨간색 펜으로 워싱턴DC 대신 모스크바를 써넣어 백악관을 차지한 트럼프 대통령 측근들과 러시아 당국 간의 내통 의혹을 꼬집은 것이다.
이처럼 미국 전역에서 대대적인 항의 시위가 열리는데도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어김없이 버지니아 주(州) 스털링에 있는 본인 소유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 클럽’을 찾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임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잦은 골프를 맹비난했지만 정작 본인은 취임 이후 오바마 전 대통령보다 더 자주, 거의 매주 골프 라운딩을 즐기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