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금융이 동남아 현지은행 인수 등 해외진출을 적극 검토 중이다. 지난해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에 따른 거액의 부실을 완전히 털어내고도 3,200억원의 순이익을 내면서 자신감이 붙은 데다 해외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진출 적기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은 지주와 계열사의 해외진출 방안을 마련 중이다. 이를 위해 최근 유명 컨설팅 업체에 전략 마련을 의뢰한 상태다. 컨설팅 결과 최종 전략보고서는 오는 8월께 나올 예정이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컨설팅 결과를 토대로 농협금융이 고민하고 있는 사업들을 글로벌 전략에 어떻게 접목할지 참고하게 될 것”이라며 “최종 보고서는 8월쯤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농협금융 계열사들은 올해 초 핵심사업으로 글로벌과 디지털을 새 수익원으로 꼽았다. 하지만 해외진출에 있어서는 신한금융이나 하나금융 등 경쟁사에 비해 후발주자다 보니 진출과 동시에 바로 현지에 착근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해외진출 과정의 여러 사례에서 성공과 실패사례를 분석해 농협금융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모델을 찾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남아 시장이 부상한다고 해서 현지 지점을 무작정 늘리기보다 베트남이나 인도네시아·캄보디아 등 동남아 국가별로 최적화된 전략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농협은행은 미국 뉴욕과 베트남 하노이, 중국 베이징, 인도 뉴델리, 미얀마 등 5개국에 지점 2곳, 사무소 2곳, 현지법인 1곳을 운영 중이다. 인도네시아·캄보디아·홍콩 등 3개국에는 주재원을 파견한 상태다. 이는 우리은행(255곳), 신한은행(150곳)과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한 편이다. 더구나 베트남 하노이 지점 개설, 농협 파이낸스 미얀마 설립, 인도 뉴델리 사무소 개소도 지난해 이뤄진 것이다.
이에 따라 이번 컨설팅 전략보고서가 나오는 대로 농협금융은 글로벌 진출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해 말 글로벌전략국을 글로벌전략부로 격상시키고 은행 내 글로벌사업본부를 신설하면서 어느 정도 예견돼왔지만 컨설팅 보고서가 촉매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에서는 김용환 농협금융 회장이 다음달 동남아 출장이 예정돼 있어 동남아 현지 은행 인수를 위한 사전정지 작업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김 회장의 동남아 출장이 인도네시아 국영은행인 만다라 은행 인수와 직접 관련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와 함께 9월에는 모바일뱅크인 ‘올원뱅크’의 베트남 버전을 출시하는 등 비대면 영업망을 통한 해외 공략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