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중심병원을 통한 바이오헬스 기술의 연구개발(R&D)·사업화와 창업 활성화 효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연구중심병원의 기술이전 건수와 수입이 지난해 126건, 59억원으로 전년보다 35%, 84%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R&D 성과물을 활용한 창업도 5건에서 16건으로 220% 증가했다.
7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고대안암병원·삼성서울병원·서울대병원·서울아산병원 등 10개 연구중심병원의 연평균 기술이전 실적은 지난 2013년 연구중심병원 지정 전인 2010~2012년 51건에서 2015년 93건, 지난해 126건으로 증가했다.
연간 및 건당 기술이전료는 2015년 32억원(3,441만원)에서 지난해 59억원(4,683억원)으로 늘어났다. 같은 기간 국내 등록 특허와 해외 특허 출원 건수는 21%(644건→779건), 총 연구비는 10%(6,325억원→6,962억원), 연구에 참여하는 임상의사와 박사급 연구인력 등 핵심 연구인력은 2.6%(2,633명→2,702명) 증가했다.
복지부는 연구인력·실적·시설·장비 등이 우수한 대학병원을 연구중심병원으로 지정해 연구소·기업과의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환자 진단·치료에 쓰일 기술 R&D와 사업화·창업 등을 지원하고 있다.
연구중심병원은 임상시험센터와 개방형 실험실 등 연구전용 시설을 외부 기업·연구자에게 개방하고 임상의사의 기술자문 등을 통해 바이오헬스 생태계에서의 역할을 키워가고 있다. 지난해 외부 연구자·벤처기업 등에 임상·전임상 자문, 동물실험, 유효성 평가, 세포·병리 판독, 장비 대여, 연구설계 등을 지원한 실적은 2,144건에 이른다.
하지만 아직은 갈 길이 멀다. 뇌졸중 치료 신약 개발 기술(20억원), 암 대사표적 항암제(10억원) 등을 빼면 대부분 기술이전료가 작은 ‘잔챙이’들이다. 그나마 기술이전료의 대부분은 임상시험 진행 단계 등에 맞춰 조건부로 받는 러닝로열티여서 못 받을 수도 있다. 사업화 속도가 빠른 의료기기·기술 등에 성과가 몰려 있는 것도 한계다.
복지부는 연구중심병원이 산학연과의 협력을 통해 글로벌 수준의 성과를 창출하는 제약·바이오·의료기기 R&D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지원을 늘려갈 방침이다. 지난달부터 병원 주관으로 연구자·기업과 함께 의료 현장의 문제해결 방법을 모색하는 5개 산학연·병원 간 기술협력 네트워크(공동연구회) 지원에 나선 게 그 예다. 연구중심병원 R&D 지원을 통해 마련된 연구모델과 검체, 질환 정보 등도 외부 연구자·기업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병원·연구자·기업·투자자·첨단의료복합단지 간 기술교류도 활성화할 계획이다.
양성일 보건산업정책국장은 “병원은 환자를 치료하는 현장인 동시에 우수 인력이 집결된 아이디어와 노하우의 보고(寶庫)”라며 “병원이 기초연구자·임상의사·기업의 유기적 협력을 매개하고 의료와 정보통신기술(ICT), 생명공학기술(BT)을 융합해 국민 건강에 유용한 기술을 개발하는 4차 산업혁명의 중추가 되도록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