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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하루’ 김명민X변요한, 반복될수록 깊어지는 美친 연기의 향연

동일한 시간과 장소의 반복, 결코 많지 않은 등장인물.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요소를 갖췄음에도 영화에는 빈틈이 없다. 끝없는 하루를 살아갈 수밖에 없는 처절한 사연과 그를 강렬하게 표현해내는 김명민과 변요한의 연기 덕분이다.

영화 ‘하루’(감독 조선호) 언론배급시사회가 7일 오후 서울 성동구 왕십리 CGV에서 열렸다. 이날 자리에는 조선호 감독을 비롯해 배우 김명민, 변요한, 유재명, 신혜선, 조은형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나눴다.


‘하루’는 매일 눈을 뜨면 딸이 사고를 당하기 2시간 전을 반복하는 남자가 어떻게 해도 바뀌지 않는 시간에 갇힌 또 다른 남자를 만나 그 하루에 얽힌 비밀을 추적해 나가는 미스터리 스릴러물. ‘원스 어폰 어 타임’, ‘더 웹툰:예고 살인’ 등의 조감독을 맡은 조선호 감독이 처음 메가폰을 잡은 작품이다.

감독 및 배우들이 7일 오후 서울 성동구 행당동 왕십리 CGV에서 열린 영화 ‘하루’ 언론시사회에 참석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사진=지수진 기자감독 및 배우들이 7일 오후 서울 성동구 행당동 왕십리 CGV에서 열린 영화 ‘하루’ 언론시사회에 참석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사진=지수진 기자


먼저 조 감독은 타임루프라는 소재를 사용하게 된 것에 대해 “하루가 반복된다는 소재는 어떻게 보면 식상하기도 하지만 매력적이다. 타임루프를 다룬 기존 작품들은 한 명의 하루가 반복되면서 인간적인 성장을 이루는 게 대부분인 것 같다”며 “저는 끝내고 싶은데 끝나지 않고, 끝내고 싶지 않은데 사랑하는 사람이 죽는 상황에서의 감정을 다뤄보고 싶었다. 또한 누군가를 계속 죽여야만 하는 괴로운 마음도 재미있게 풀어보고 싶은 마음에 기획하게 됐다”고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김명민은 매일 반복되는 딸의 사고를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아빠 준영 역을 맡았다. ‘연기본좌’로 불리는 그이지만 비슷한 상황에 여러 번 놓이는 것이 수월하지만은 않았다. 이에 대해 “매일 똑같은 장면을 같은 장소에서 촬영하니까 심신이 지쳤다. 보시는 분들이 힘든 만큼 저희 촬영하는 사람들, 현장 스태프나 배우들도 지옥 같은 하루하루였다”고 표현했다.

이어 완성된 영화를 본 소감으로 “저는 현장 모니터나 편집을 전혀 보지 않는다. 시나리오를 보고 머릿속에 담고 연기한지 1년 만에 영화를 보게 됐다. 그래서 아직도 먹먹하다. 매일 반복되는 하루에 미묘하게 다른 감정을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그런 부분들이 1시간 30분이라는 러닝 타임 속에 얼마나 잘 녹아들었는지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배우 김명민과 조은형이 7일 오후 서울 성동구 행당동 왕십리 CGV에서 열린 영화 ‘하루’ 언론시사회에 참석했다./사진=지수진 기자배우 김명민과 조은형이 7일 오후 서울 성동구 행당동 왕십리 CGV에서 열린 영화 ‘하루’ 언론시사회에 참석했다./사진=지수진 기자


변요한은 사랑하는 아내를 구하기 위해 처절한 사투를 펼치는 민철을 연기한다. 김명민과 마찬가지로 반복되는 하루에 갇힌 인물이다. 그 역시 “촬영하는 동안 굉장히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인관관계에서 죄책감을 갖고 분노하는 연기를 어떻게 할까 고민했다”며 “아내인 미경(신혜선)을 구하기 위해 더 간절하고 치열하게 임했다. 미스터리 스릴러라는 장르적인 특성 보다는 서로 화해를 하고 용서를 하고 불편한 마음을 가지는 것에 집중해서 촬영했다”고 말했다.


하루가 반복된다는 설정은 분명 흥미로운 소재다. 그러나 시간과 장소의 변화가 크지 않은 만큼 관객들이 쉽게 지루함을 느낄 수 있다. 이에 대해 조 감독은 “시나리오를 쓸 때도 촬영을 할 때도 많이 고민했다. 반복되는 상황에 나름대로 변화를 주기도 했지만 관객들이 캐치하지 못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인물들이 다른 선택을 했을 때 변화되는 지점을 최대한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가장 중점을 둔 것은 하루 속에서 세 배우가 실패한 후 다시 깨어났을 때 감정이 각기 다르다는 것이다”고 의도한 바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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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민 역시 이 부분에 고민이 있었음을 덧붙였다. 그는 “돌이킬 수 있다면 안 하겠다고 하고 싶을 정도로 힘든 작품이었다”고 회상했다. 더불어 “타임루프라는 소재다. 분명히 장소별로 몰아서 촬영을 할 건데 어떻게 연기를 해야 될까 고민했다”며 “자칫 지루함과 식상함이 생기지 않기 위해 그 어떤 영화보다도 많은 계산 하에 연기를 했다”고 촬영에 임했던 자세를 전했다.

유재명은 김명민과 변요한 만큼이나 극 중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다만 인물의 특성상 초중반에는 그의 정체가 정확히 드러나지 않는다. 그는 영화에 임한 소감으로 “처음 시나리오를 받고 덮었을 때의 먹먹함이 떠오른다. 이 인물이 어떤 전사를 가지고 있고, 어떻게 연기를 해야 되고 그런 스킬적인 부분은 떠오르지 않았다. 이 인물이 가지고 있는 아픔과 절망과 느낌들을 과연 내가 표현할 수 있을까하는 불안감에서 시작을 했다”고 말했다.

감독 및 배우들이 7일 오후 서울 성동구 행당동 왕십리 CGV에서 열린 영화 ‘하루’ 언론시사회에 참석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사진=지수진 기자감독 및 배우들이 7일 오후 서울 성동구 행당동 왕십리 CGV에서 열린 영화 ‘하루’ 언론시사회에 참석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사진=지수진 기자


이어 “촬영하면서 매 신이 반복될 때마다 내가 하고 있는 것이 맞나 고민을 많이 했다”며 “배우에게는 고통스러운 시간이었지만 숙명이기도 하다. 가족을 잃은 개인의 불행이 사회적 책임으로 확장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떠한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이 온다. 관객 분들이 만약 본인이라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생각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고 영화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김명민과 변요한이 90분 내내 고군분투하는 이유가 있다. 바로 조은형과 신혜선을 살리기 위해서다. 조은형은 김명민의 하나 뿐인 딸 은정을, 신혜선은 아내 미경을 연기한다. 신혜선은 “분량이 짧아 아쉽다”면서도 “영화에서 키 포인트가 되는 역할인 것 같아 다행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조은형은 “영화에 만족하고 있다. 명민 아빠와 재명 삼촌이 연기를 잘 하셔서 촬영 때마다 본받고 싶었다”고 귀엽게 마무리했다.

한편 ‘하루’는 오는 15일 개봉한다.

/서경스타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

양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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