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의 강력한 검찰 개혁이 예고된 가운데 검찰 고위 간부 ‘물갈이’ 인사가 시작됐다. 고검장·검사장급 등 핵심 요직을 맡았던 인사 4명이 사실상 무보직 상태와 다름없는 연구 보직 등으로 발령났다.
8일 법무부는 고검장, 검사장급 등 수사 지휘를 담당했던 보직자들을 연구 보직 및 비지휘 보직으로 인사를 내렸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개인 비위 의혹 수사를 지휘했던 윤갑근 대구고검장은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자리를 옮긴다. 정점식 대검찰청 공안부장, 김진모 서울남부지검장, 전현준 대구지검장 등 검사장급 3명도 윤 고검장도 함께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인사가 났다.
통상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은 검사장 진입을 앞둔 간부 등이 배치됐던 자리라는 점에서 이번 인사는 이례적이라 평가된다. 김진모 검사장 등 일부 간부는 우병우 전 수석과 친분이 두텁다고 알려지기도 했다. 유상범 창원지검장은 광주고검 차장검사로 옮기게 됐다. 이 자리를 맡고 있던 양부남 광주고감 차장 검사는 대검찰 형사부장으로 전보됐다. 유 지검장은 이른바 ‘정윤회 문건’ 수사를 지휘한 실무 책임자다. 검사장급 노승권 중앙지검 1차장은 대구지검장으로 발령 나 일선 지검을 지휘하게 됐다.
법무부는 “이번 인사는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과거 중요사건을 부적절하게 처리했다는 의심을 받은 일선 검사장, 대검 부서장 등을 수사 지휘 보직에서 연구 또는 비지휘 보직으로 발령했다”고 밝혔다. 고위 간부 인사 이후 후속 인사를 통해 검찰 개혁 작업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조은지 인턴기자 eje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