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400억원에 달하는 예산에 비해 창업 효과가 크지 않다는 비판과 함께 적폐 지적까지 나왔지만 4차 산업혁명과 일자리를 고려해 용도폐기보다 내실을 기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새 정부가 받아들이면서 살아남았다. 과거 정부 정책이라고 무조건 배척하지 않고 장점을 살려 유지,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결정한 것은 잘한 일이다.
새 정부 인사들의 발언에서도 유연성이 느껴져 반갑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그제 인사청문회에서 4대강 사업에 대해 “한마디로 적폐라고 하기는 그렇고 일부 긍정 효과도 있다”고 밝혔다. 김진표 국정기획자문위원장도 언론 인터뷰에서 “지난 정부의 정책이라고 모두 청산해야 할 적폐는 아니다. 거시경제 관리나 창조경제 같은 정책은 계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낙연 국무총리 역시 지난달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미래를 위해 시정돼야 할 것을 바로잡고 가는 정도지 전 정부를 통째로 부정하는 것은 안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같은 입장은 국정 연속성·일관성과 정책신뢰성 측면에서 바람직하다. 실천으로 보여준 창조경제센터 존치는 그래서 고무적이다. 앞으로도 이런 사례가 많이 나와야 한다.
이전 정부 정책의 문제점을 들춰내 깎아내리고 뒤집으면 새 정부의 차별성이 부각될 것이라는 생각은 착각이다. 그동안 시행착오를 수없이 봐오지 않았는가. 정책의 공과를 냉정하게 평가해 계승할 것은 계승하는 지혜를 발휘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