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엘테크의 배진우(47·사진) 대표는 폴리우레탄 등 고분자 물질 분야의 전문가다. 화학소재 전문업체인 동성화학의 연구소에서 근무하다가 고분자 물질을 활용한 다양한 실용 제품을 직접 만들어 보고자 2006년 비엘테크를 설립했다. 배 대표가 처음 진출한 분야는 국내 정형외과용 부목류 시장. 유리섬유 직조물에 폴리우레탄 수지를 섞어 만든 부목(깁스)인 ‘닐캐스트’를 통해 시장에서 입지를 다졌다.
비엘테크는 현재 닐캐스트를 앞세워 현재 정형외과용 부목류 시장 점유율(27%) 1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배 대표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의료제품 만으로는 성장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보고 2012년부터 산업용 테이프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배 대표는 6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부목류 분야에만 의존할 경우 회사가 ‘점프 업’ 성장을 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고분자 물질을 소재로 한 산업용 테이프에 대한 수요도 있었고 기술력도 충분하다고 판단해 과감히 도전하게 됐다”고 밝혔다.
비엘테크의 산업용 테이프는 수경화성 폴리우레탄과 유리섬유를 소재로 만든 제품으로 물과 만나면 일정 시간이 지난 후 딱딱하게 굳는다. 테이프를 물에 적신 후 누수된 배관이나 파손된 구조물 부위에 바르면 간단하게 보수할 수 있다.
일반 가정용 수돗물의 압력이 5바(bar·압력의 단위) 정도인데 비엘테크의 산업용 테이프를 파이프에 감으면 110바의 압력까지 견딜 수 있다. 외부와의 공기 접촉을 차단해 파이프가 녹이 스는 것도 방지할 수 있다. 배관 수리에 나서는 건설 시공사에 제품을 납품하고 있고, 최근에는 가정에서도 쉽게 쓸 수 있는 B2C(기업 대 소비자간 거래)용 제품도 판매 중이다.
배 대표는 “물과 반응해 경화되기 때문에 수분이 있는 곳이나 수중에서도 쉽게 사용할 수 있다”며 “지난해 부산 신호대교를 보수하는 데도 비엘테크의 산업용 테이프가 쓰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프랑스·스페인·영국·일본·대만 등으로도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며 “회사의 새로운 매출 품목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덧붙였다.
비엘테크는 산업용 테이프에 이어 마스크팩 사업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고분자 하이드로겔 물질을 활용해 피부에 유효한 성분이 잘 흡수되도록 도와주는 마스크팩을 생산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말 원주의료기기지원센터에 연간 30억원 규모로 마스크팩을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들여놨다. 그는 “2019년도까지 산업용 테이프와 마스크팩 등 신규사업 매출 비중을 40%까지 끌어올려 매출액 200억원을 달성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