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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초점] '진화하는 팬덤'…성민-문희준이 치른 '불통'의 대가

스타를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불합리함마저 감내해야했던 이야기는 이제 옛말이 됐다. 요즘의 팬들은 조직적이고 점진적인 행동으로 스타를 향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사진=서경스타DB/사진=서경스타DB


최근 DC인사이드 슈퍼주니어 갤러리 측 역시 ‘슈퍼주니어 성민 활동중지 요구 성명서 본문 및 부록’이란 글을 게재하며 성민의 퇴출을 요구하는 초강수를 두기에 이르렀다.


비록 군 복무 중인 멤버들의 부재는 있었지만 하반기에 슈퍼주니어라는 이름으로 컴백을 앞둔 가운데 이같은 일이 벌어져, 일각에서는 ‘오죽하면 그랬겠냐’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팬이 돌아서면 안티보다도 더 무섭다는 말을 그대로 증명한 셈이다.

팬들이 성명서를 통해 밝힌 퇴출 요구의 근거는 바로 소통 부재다. 슈퍼주니어 갤러리 측은 2014년 뮤지컬 배우 김사은과의 열애 보도 당시 오히려 축하해주는 팬이 많았음에도 이후 결혼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팬들에게 사실을 말하지 않고 기만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성민은 팀과 멤버들에 대한 배려 없이 결혼을 진행했으며 개인 블로그에 ‘한국 팬’이라는 단어를 금지어로 지정하고 실제 팬들을 차단한 바 있다. 이와 함께 10여 년 넘게 팬들이 부르던 애칭을 자신의 아내에게 사용했다는 점도 지적했으며 그의 군 입대 및 제대 이후 지속된 소통의 부재도 문제 삼았다.

이번 사태는 결혼을 기점으로 ‘소통의 부재’가 극명했고 이로 인해 팬심이 돌아섰다는 점에서 문희준 보이콧 사건과 굉장히 많은 부분이 일치한다.

앞서 문희준의 팬들 역시 지난 달 20일 팬을 대하는 태도, 명백한 거짓말로 팬과 대중을 기만, 무성의한 콘서트, 멤버 비하와 재결합 관련 경솔한 언행, 불법적 굿즈 판매와 탈세 의혹 등의 구체적인 항목을 제시하며 문희준을 강도 높게 비난한 바 있다.

가수 문희준 /사진=서경스타 DB가수 문희준 /사진=서경스타 DB


특히 문희준이 크레용팝 소율과의 결혼 및 뒤늦게 알려진 속도위반 사실 관련해서 지속적으로 팬들을 기만하고 소통을 피해왔다는 점은 ‘지지 철회’라는 초강수를 두게 한 도화선이 되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문희준은 공식 사과문을 게재하며 진화에 나섰지만 팬들의 반응은 여전히 냉담하기만 하다.


일각에서는 성민이나 문희준의 결혼 자체에 불만을 품은 왜곡된 팬심은 아니냐는 지적도 있지만, 팬들은 단순히 스타의 ‘결혼’ 자체가 행동의 요인이 되지는 않는다고 못을 박았다. 중심 골자는 ‘소통’에 있음을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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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두 사건을 통해 이전과는 사뭇 달라진 팬덤문화의 성향이 단적으로 드러난다. 스타들이 일방적으로 콘텐츠를 제공하고 팬들은 이를 무조건적으로 수용하기만 하던 방식의 팬덤이 2000년대 초, 중반까지의 흐름이었다면, 현 시점에는 다양한 채널을 통해 스타를 향한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쌍방향 소통으로 변모했다.

말 그대로 ‘다가갈 수 없는 별’을 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행복했던 때는 이미 지났다는 것이다. 무대나 방송으로 국한되던 것과는 달리 이제는 SNS를 포함한 다양한 플랫폼으로 스타를 접할 기회가 많아진 것도 이를 가속화시킨 이유 중 하나기도 하다.

현재의 스타와 팬의 관계는 지속적인 소통으로 함께 성장해 나가는 공생 관계에 가까워졌다. 흐름이 이렇게 변화하다보니 상호간의 ‘신뢰’는 팬과 스타의 관계 유지를 위한 중요한 덕목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때문에 이러한 신뢰와 소통의 중요성을 간과한 성민과 문희준이 역풍을 맞게 된 것도 어쩌면 당연한 일 일지도 모른다.

한편, 사태의 발발 이후 슈퍼주니어 레이블인 레이블SJ 측은 슈퍼주니어 갤러리 등을 통해 팬들과 간담회 자리를 가지겠다고 공지하기도 했다. 레이블SJ 측은 “오랜 시간 슈퍼주니어 활동을 기다려주신 팬 분들과 함께 향후 방향성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자리를 마련하고자 한다”고 설명했지만 팬들은 앞서 간담회를 개최했던 타 가수들의 사례를 지적하며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는 팬들의 분노와 명확한 입장 차이를 과연 슈퍼주니어와 성민이 어떤 방법으로 해결해 나갈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서경스타 이하나기자 sestar@sedaily.com

이하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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