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인건비 부담이 급여상승 여력을 떨어뜨리고 있어 고령화와 정년연장 추세에 맞춰 연공서열 중심의 보상체계를 직무·성과·능력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주수 휴먼컨설팅그룹 상무는 13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한국경영자총협회 주최로 열린 ‘직무·성과중심 임금체계 사례발표회’에서 “최근 국내 기업들의 보상체계 트렌드는 연공중심에서 직무·성과·능력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다”며 “평가방식에서도 절대평가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상무는 “현행 임금체계의 가장 큰 문제점은 일의 가치 및 생산성 반영이 미흡하다는 점”이라며 향후 임금체계 개편 방향으로 △성과와 연동된 변동급적 상여금 및 성과급 비중 확대 △제수당 항목의 통폐합 및 임금구성 항목 단순화 △연공에 의한 자동상승분의 감소와 직능급 또는 직무급 도입을 꼽았다. 그는 이어 “특히 과거의 집단 보상이 개인 보상, 나아가 직무중심 보상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직무중심 보상의 세부방안으로 직무등급제에 기초한 기본급 운영, 직무수당 방식, 직무성과급 방식 등 다양한 유형을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발표회에서는 LG이노텍과 SA코리아가 직무·성과·능력 중심의 임금체계 도입 과정을 소개했다. LG이노텍은 지난해 6월 생산직 현장 사원 전체를 대상으로 적용해온 호봉제를 전면 폐지하고 사무·기술직과 마찬가지로 성과·역량기반 인사제도를 도입한 바 있다. 2013년부터 각국에 진출한 지사에서 동일한 직무급 체계를 적용하고 있는 SAP는 모든 임직원에게 본인이 속한 직무의 연봉 밴드를 공개하고 해당 밴드 내에서 직무 등급과 난이도에 기초해 임금을 차등 결정하고 있다. 정지현 SAP코리아 HR 비즈니스 파트너는 “본인의 직무와 보상 간의 상관관계를 명확하게 해 평가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고 직원의 회사에 대한 신뢰도와 몰입을 높이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총 관계자는 “임금체계 개편은 공정하고 유연한 노동시장을 조성하기 위한 필수 과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