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장기이식센터가 국내 처음으로 영아(만 2세 미만)에 대한 폐이식에 성공했다.
서울대병원은 장기이식센터 폐이식팀이 지난달 4~5일 간질성 폐질환으로 폐이식 수술을 받은 정모양이 건강을 되찾아 퇴원했다고 14일 밝혔다.
어린이날 ‘큰 선물’을 받은 정양은 수술 당시 생후 22개월에 체중은 9.5㎏이었다. 국내 최연소·최소체중 폐이식이다.
폐이식은 뇌사 상태에 빠진 생후 40개월 소아의 가족이 기증 의향을 밝혀 이뤄졌다. 수술은 지난달 4일 저녁부터 9시간에 걸쳐 진행됐다. 호흡기내과·흉부외과·마취과·감염내과·장기이식센터와 어린이병원 소아청소년과 호흡기·감염 및 중환자치료팀 등이 참여했다.
폐이식팀은 지난 2007년 폐기능 소실 환자를 체외막산소공급기(ECMO)로 연명시키면서 기증자를 기다리다 이식하는 등 다양한 고위험 폐이식 경험을 쌓으며 영유아 폐이식을 준비해왔다.
폐이식은 간·신장 이식과 달리 법적으로 생체이식을 할 수 없게 돼 있어 반드시 뇌사 기증자가 필요하다. 하지만 소아 뇌사는 매우 드물고 성인 뇌사자의 폐는 체중 차이 때문에 이식받을 수 있는 기회를 갖기가 더욱 어렵다. 10㎏ 이하의 소아에게 기증받은 폐를 분할 절제해 이식하는 것도 쉽지 않아 그동안 국내에서는 시행된 적이 없다. 국제심폐이식협회에 2015년 등록된 전 세계 4,226명의 폐이식 수혜자 중 5세 미만은 12명에 불과했다.
수술을 집도한 김영태 흉부외과 교수는 “국내 최초로 시도돼 모든 단계마다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가는 과정이었다”며 “장기기증 활성화로 좀 더 많은 생명이 살아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