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현의 솔로 콘서트 ‘
이날 종현은 전곡 자작곡으로 채운 소품집 ‘이야기 Op.1’ 및 ‘이야기 Op.2’ 수록곡들은 물론 정규 1집 ‘좋아’, 미니 1집 ‘BASE’ 등 총 21곡의 솔로 곡을 선보였다. 싱어송라이터로서 종현의 음악 세계를 마음껏 펼쳐 보인 시간이었다.
콘서트 타이틀 ‘유리병편지(The Letter)’는 언제 누구에게 도달할지 모르는 ‘유리병 편지’가 주는 신비로움과 설렘은 물론 편지로 진심을 전하듯 종현의 목소리로 위로를 건넨다는 콘셉트로 꾸며졌다.
종현은 먼저 정규 1집 타이틀 곡 ‘좋아’로 포문을 열었다. 이어 정규 1집 수록곡 ‘White T-Shirt’까지 흥겨운 무대가 이어졌다. 종현은 “더 시끄럽게 가보자”며 ‘Crazy’, ‘Like You’까지 열창했다.
‘Suit Up’와 ‘우주가 있어’로 몽환적인 보컬을 뽐낸 종현은 본격적으로 소품집 ‘이야기 Op.2’의 수록곡을 선보였다. ‘눈싸움’, ‘Love Is So Nice’에서 ‘1000’와 ‘멍하니 있어’까지 호소력 짙은 보컬이 돋보였다.
종현은 앞서 재생된 VCR에서 등장한 ‘1155’라는 숫자의 의미를 해석했다. MBC FM4U를 통해 1155일 동안 진행했던 ‘푸른 밤 종현입니다’를 뜻한 것. “이 콘서트 안에 라디오적 요소가 상당히 녹아있다는 의미다”라고 설명했다.
그의 말대로 본격적으로 관객과 교감하는 시간이 시작됐다. 자신을 ‘유리병 편지 전달자’라고 소개한 종현은 “공연장의 분위기를 올리고 웃음을 드리기 위해 자투리 시간을 준비했다”며 세 명의 여성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자작곡 ‘바퀴’를 들려주기 위한 과정이었다. 현재 솔로라는 여성에게 이별 계기, 이상형 등을 물어본 그는 위로해주겠다며 ‘바퀴’를 열창했다. 노래를 부르기 전 “새벽에 곡 작업 하다가 바퀴벌레 한 쌍을 봤다”며 창작 계기를 밝히기도.
계속해서 관객과의 대화가 이어졌다. 종현은 공연 전 미리 받은 사연을 소개했다. 취업하기 위해 울산에서 서울로 올라왔다는 사연 신청자와 현장에서 인터뷰도 진행했다. 부모님께 영상편지를 보내게 하는 등 힐링 공연으로서 손색이 없는 시간이었다.
이 같은 종현의 진심에 응답하는 관객들의 태도도 수준급이었다. 소극장에서 펼쳐지는 공연인 만큼 작은 소음에도 분위기가 흐트러지기 십상이다. 관객들은 호응이 필요한 곳에서만 적절히 반응하며 콘서트의 분위기를 함께 이끌어갔다.
종현은 지금까지 솔로 콘서트마다 한 가지 악기를 선정해 관객의 참여를 유도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카주와 반달벨을 이용했다. 종현의 노랫소리에 맞춰 관객들이 만들어내는 반달벨 소리는 풍부한 감동을 자아냈다.
진정한 힐링 공연을 만들기 위해 종현은 자신의 이야기도 솔직하게 털어놨다. 꿈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는 “나도 아직 꿈을 못 찾았다”고, ‘벽난로’를 소개할 때는 “누군가에게 잊힌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고 사연을 전했다.
‘놓아줘’, ‘엘리베이터’, ‘하루의 끝’은 지친 하루를 위로하는 종현의 선물이었다. 공연 초반 “평일인 목요일, 일상에 지치셨음에도 불구하고 공연장까지 와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한 것처럼 힘들었던 일상을 보듬어주는 순간이었다.
종현은 그룹 활동과 DJ 진행 경험을 십분 발휘하며 퀄리티 높은 공연을 선사했다. 이는 전석 매진이라는 뜨거운 호응으로 돌아왔다. 이번 콘서트는 당초 예정된 12회 공연이 전석 매진됨에 따라 8회 공연을 추가한 총 20회 장기 공연으로 펼쳐지고 있다.
한편 ‘유리병편지’는 지난달 26일 시작됐다. 6월 1~4일, 6일, 8~10일, 14~18일에 이어 7월 2일까지 공연을 이어간다.
/서경스타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