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대학원생 없이 대학원생 복지 논하는 연세대 테스크포스(TF)

연세대, 사제폭발물 수습 긴급대책회의 열어

학교 측 "대학원생 고충 논하는 자리였다"

정작 대학원생 참석연락도 못 받아

지난 15일 연세대 대학원생 김모(25)씨가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대문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김씨는 연세대 공대 김모(47) 교수 연구실에 폭발물을 둬 김 교수를 다치게 한 혐의(폭발물사용)를 받고 있다. /이호재기자지난 15일 연세대 대학원생 김모(25)씨가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대문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김씨는 연세대 공대 김모(47) 교수 연구실에 폭발물을 둬 김 교수를 다치게 한 혐의(폭발물사용)를 받고 있다. /이호재기자




연세대가 사제폭발물 폭발사고 수습을 위해 학내 고위관계자들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지난 15일 회의를 진행했지만 정작 또 다른 당사자인 대학원생은 포함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사고 수습과 함께 대학원생의 고충처리나 상담 제도 보완책을 논하는 자리였지만 대학원생들에게는 참석 연락조차 없었다.


16일 연세대학교 관계자는 “현재 대학원생들의 고민거리를 점검하고 앞으로의 대책과 홍보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였다”면서도 “긴급 회의였기 때문에 굳이 학생을 부르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회의에 참석한 고위 관계자도 “대학원생들을 대상으로 한 상담제도를 전반적으로 되돌아보고 연구시스템과 상담결과 등 놓친 게 없는지 총체적으로 논의하는 자리였다”면서도 “대학도 학생과 교수가 구분되는 만큼 지금은 전문가들 피드백을 들으며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학생을 설령 만난다 해도 상담 결과를 보고 특이한 점을 보이는 학생들 위주로 만나 의견을 듣는 식으로 진행될 거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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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연세대학교 대학원생들은 학교의 일방적인 소통방식에 불만을 드러냈다. 대학원에서 경영학을 전공하는 최모(30)씨는 “대학원생들이 겪는 고충을 논의한다면서 각종 문제의 증언자가 돼 줄 학생들을 배제했다”며 “학교는 여전히 학생들을 소통의 대상이 아닌 통보의 대상으로 여기고 있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문대학에 재학 중인 대학원생 이모(29)씨는 “이번 사고는 대학원생들의 일상적 스트레스로 인해 일어난 사건인 만큼 대학원생들의 목소리를 들었어야 한다”며 “그 사람은 사제폭발물을 만들었기 때문에 논란이 됐지만 지도교수에게 욕설에 가까운 질책을 받는 일은 대학원 내에서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 이어 “대학원 사회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노력 없이 이번 사태를 일부 학생의 병리적 현상으로 치부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13일 연세대 공대 김모(47) 교수는 학내 연구실에 있던 종이 상자를 열다 안에 들어 있던 사제폭발물 화약이 연소하면서 화상을 입었다. 사제폭발물을 설치한 대학원생 김모(25)씨는 논문 작성과 관련해 김 교수로부터 꾸중을 듣고 범행을 계획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서부지법 조미옥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15일 “피의자가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두형·신다은기자 downy@sedaily.com

신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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