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밤 KTX와 SRT 등 고속철도 관제시스템(CTC)에 장애가 발생해 고속열차 20대가 최장 40분가량 지연 운행하는 사고가 발생해 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코레일에 따르면 이날 사고는 국내 전체 고속철도 관제를 담당하는 구로관제센터의 관제서버인 ‘고속 콘솔서버’에 장애가 생기면서 시작됐다.
구로관제센터와 코레일 본사 상황실에는 대형 화면으로 전체 고속열차 운행상황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광판이 설치돼 있다. 구로관제센터에는 85명, 코레일 상황실에는 25명의 관제사가 각각 근무하며 고속열차 운행상황을 통제한다.
하지만 이날 오후 9시 40분께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유로 전광판에 열차 번호표시가 깜박깜박하며 사라졌다. 개별 역과 철도노선의 신호상태는 모두 정상이었지만 관제센터의 전광판이 꺼지면서 특정 열차가 특정 역에 도착하고 출발하는 상황을 일목요연하게 파악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따라서 구로관제센터 직원들이 개별 열차 기관사와 각 역의 로컬 관제사들과 일일이 무전 교신을 하며 열차 도착과 출발 여부를 파악해야 해 열차 운행이 줄줄이 지연됐다는 것이다.
코레일은 관제시스템 전광판의 스위치를 껐다가 다시 켜는 등 재부팅과 응급조치를 통해 사고 1시간 만인 10시 36분께 전광판을 다시 가동하고 열차 운행도 정상화했다.
하지만 이날 사고로 운행이 지연된 열차는 KTX와 SRT를 포함해 모두 20대에 달했다. 금요일과 주말의 고속철도 승객이 KTX의 경우 600∼900명에 달한다는 점에서 적어도 7천∼8천명 이상의 승객이 열차 지연으로 불편을 겪은 것으로 추산된다.
코레일 관계자는 “천중과 악천후 등으로 특정 역의 관제에 장애가 발생하는 사례는 있지만 관제시스템 전반에 문제가 발생한 것은 처음”이라며 “아직 원인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서버가 다운된 것이 전력 문제 때문인지, 서버 자체의 문제인지, 신호체계의 문제인지를 정밀 조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