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골프일반

216만불의 사나이

'끈기의 장타자' 켑카 US오픈 우승…골프대회 사상 최고상금 잭팟

생애 첫 메이저 품으며 통산 2승

16언더 272타 최다 언더 타이

"'절친' 존슨 조언 큰 도움됐다"

브룩스 켑카가 19일(한국시간) US 오픈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어 보이고 있다. /에린=UPI연합뉴스브룩스 켑카가 19일(한국시간) US 오픈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어 보이고 있다. /에린=UPI연합뉴스


제117회 US 오픈 골프대회는 이변의 연속이었지만 ‘인내’라는 챔피언의 자격에는 변함이 없었다. 주인공은 끈기 있는 장타자 브룩스 켑카(28·미국)였다.

켑카는 19일(한국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에린의 에린힐스 골프장(파72·7,721야드)에서 끝난 남자골프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인 US 오픈에서 최종합계 16언더파 272타로 정상에 올랐다. 바람 속에 버디 6개를 잡고 보기는 1개로 막아 5타를 줄인 그는 공동 2위 브라이언 하먼(미국)과 마쓰야마 히데키(일본·이상 12언더파)를 4타 차로 따돌렸다.


켑카의 우승 스코어 16언더파는 지난 2011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작성한 US 오픈 최다 언더파 기록과 타이다. 당시 매킬로이는 ‘파71’이던 메릴랜드주 콩그레셔널 골프장에서 16언더파 268타로 우승했다. 또 하나의 기록도 세웠는데 골프대회 사상 가장 많은 216만달러(약 24억5,000만원)의 상금을 받은 것이다.

선두 하먼에 1타 뒤진 2위로 최종라운드를 시작한 켑카는 전반에 버디만 3개를 잡으며 순항했다. 10번홀(파4)에서 보기를 기록했지만 12번홀(파4)에서 1타를 잃은 하먼을 추월해 선두에 나섰다. 하지만 바람이 강해지면서 난도가 높아진 코스와 중압감을 감안하면 1타 차는 불안한 상황이었다. 13번홀(파3)에서 2.4m 거리의 까다로운 파 퍼트를 성공시킨 게 우승의 열쇠가 됐다. 뒷조의 하먼이 같은 홀에서 보기를 범해 2타 차 리드를 잡은 켑카는 14번(파5)과 15번(파4), 16번홀(파3)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 승기를 잡았다. 하먼은 14번과 16번홀 버디로 힘을 써봤지만 먼저 경기를 마친 마쓰야마와 공동 2위를 이룬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켑카는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파를 지켜 최다 언더파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었다.

최종성적(브룩스 켑카)



켑카는 세계랭킹 1위인 더스틴 존슨(33·미국)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그는 경기 후 “전날 존슨과 통화를 했다”면서 “몇 가지 얘기를 해줬는데 ‘그저 참고 자신이 하는 일에 집중하라’는 조언이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을 거둔 존슨은 올해는 2라운드를 마친 뒤 컷오프돼 짐을 쌌다. 나란히 손꼽히는 장타자인 켑카와 존슨은 미국 플로리다주에 거주하며 같은 체육관에서 운동을 하는 절친한 친구 사이로 US 오픈 우승컵에 나란히 챔피언으로 이름을 새기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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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켑카는 일찍부터 참는 법을 배웠다. 플로리다주 출신인 그는 대학 졸업 후 2012년 프로로 전향했으나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퀄리파잉(Q)스쿨에서 낙방한 뒤 유럽으로 발걸음을 돌려 유럽 2부 투어와 정규투어에서 연단의 시기를 거쳤다. 2014년 11월 유럽 투어 터키항공 오픈에서 우승해 2015년 신인왕에 오른 그는 2014년 US 오픈 공동 4위 등의 성적으로 2014-2015시즌 PGA 투어에 입성했다. 2015년 2월 피닉스 오픈에서 생애 첫 PGA 투어 우승을 차지한 지 2년여 만에 두 번째 우승을 메이저 타이틀로 장식했다.

켑카의 우승으로 최근 7개 메이저대회 연속 ‘초보 메이저 챔프’가 배출됐다. 2015년 PGA 챔피언십 제이슨 데이(호주)를 시작으로 지난해 마스터스 대니 윌릿(잉글랜드), US 오픈 더스틴 존슨(미국), 브리티시 오픈 헨리크 스텐손(스웨덴), PGA 챔피언십 지미 워커(미국) 순으로 생애 첫 메이저 우승자 탄생이 이어졌다.

한국 남자골프 기대주 김시우(22·CJ대한통운)는 보기 3개로 3타를 잃어 자신의 첫 US 오픈을 공동 13위(6언더파)로 마감했다. 전날까지 선두와 3타 차 6위였던 김시우는 톱10 입상은 아쉽게 놓쳤지만 1~3라운드 연속 언더파 스코어로 상위권을 유지하며 자신감이라는 큰 수확을 거뒀다. 메이저 우승에 목마른 리키 파울러(미국)는 공동 5위(10언더파), 마스터스 우승자 가르시아는 공동 21위(4언더파)로 마쳤다.

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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