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브렉시트 첫 협상서 한발 물러선 英

"잘못되면 잃는게 더 많다"

英, 향후 협상진행 방식으로

'先 탈퇴조건·後 미래관계' 수용

본협상도 EU 우위 지속 가능성

19일(현지시간) 시작된 영국과 유럽연합(EU) 간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Brexit) 협상에서 양측이 ‘선 탈퇴조건, 후 미래관계’ 협상 진행에 합의했다. 탈퇴조건과 미래관계의 동시 협상을 원했던 영국이 시작부터 한걸음 물러서는 듯한 태도를 보이면서 협상 불발시 잃을 게 더 많은 영국이 앞으로도 EU에 끌려다니는 양상으로 흘러갈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셸 바르니에 EU 협상 수석대표와 데이비드 데이비스 영국 수석대표가 각각 이끄는 양측 협상단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 EU본부에서 만나 7시간의 논의 끝에 본격적인 협상에 앞서 전반적인 협상일정 및 의제에 합의했다. 양측이 협상에 돌입한 것은 지난해 6월23일 영국이 국민투표로 브렉시트를 결정한 지 약 1년 만이다.



첫 만남에서 양측은 오는 10월까지 네 차례에 걸쳐 △영국에 사는 EU 회원국 국민 300만명 및 EU 국가에 거주하는 영국 국민 100만명의 권리 문제 △‘이혼합의금’으로 불리는 영국의 EU에 대한 재정기여금 문제 △EU 회원국인 아일랜드와 영국 영토인 북아일랜드 간 국경 문제 등 탈퇴 조건에 관한 3개 의제를 우선 협상하기로 합의했다.


새로운 무역관계 등 브렉시트 이후 양측의 미래관계에 관한 협상은 탈퇴 조건에 대한 합의가 마무리되는 10월 이후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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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팽한 기싸움 속에서 도출된 이날 합의는 탈퇴조건과 미래관계의 동시 협상을 원했던 영국이 EU의 요구를 받아들이면서 이뤄졌다. 이에 대해 FT 등 영국 언론들은 본협상도 EU 우위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영국이 탈퇴 방침을 통보한 지 2년이 되는 2019년 3월30일까지 탈퇴협상을 마무리 짓지 못해 ‘노딜(no deal) 탈퇴’가 이뤄질 경우 영국이 받을 경제적 충격이 EU의 타격보다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양자 간 무역협상 체결에 실패했을 경우 EU가 받을 영향을 과대평가해 영국이 첫 협상에 임했던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데이비스 영국 대표는 이날 회동 후 “중요한 점은 협상이 어떻게 시작됐는지가 아니라 어떻게 끝났는가”라며 “탈퇴과정이 미래관계에 대한 고려 없이 정해질 수 없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연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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