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트럼프 격노? 성주-김천 주민들 목소리 약소하지 않다" 강력촉구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시민단체들이 사드 배치를 강요하는 미국 정부와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며 사드 철수를 요구하고 나섰다.

사드한국배치저지전국행동(전국행동)은 21일 오전 11시 주한 미 대사관 인근의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드 배치를 철회하라고 밝혔다.


전국행동은 회견문을 통해 “29일 개최되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사드 한국배치 문제를 포함한 한반도 정세를 둘러싼 주요 현안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번 한미정상회담은 박근혜 정권의 대표적인 적폐이며, 국회 동의도 주민 동의도 사회적 합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강행된 사드 배치에 대해 한국 정부가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명확히 하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고 전했다. 또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사드 배치 차기 정부 재검토’를 공약한 바 있다”며 “우리는 촛불의 힘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가 ‘아닌 건 아니다’라고 말할 것이라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전국행동은 “1700만 촛불은 이미 사드 배치를 시급히 청산해야 할 적폐로 규정했지만 새 정부가 출범한지 한 달이 지난 지금 이 시간에도 성주 소성리에는 사드를 운용하기 위한 공사가 강행되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는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주민들과 시민들의 사드 철회 목소리에 귀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또 “미국의 부당한 사드 강요를 단호히 거부하고 불법적인 사드 가동과 공사 중단, 배치 장비 철거를 미국에게 강력히 요구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미연 전국행동 정책기획팀 팀장(참여연대 평화구축센터)은 “트럼프가 격노했다는 언론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정부가 환경영향평가를 제대로 실시하겠다고 하자 사드 배치가 순연될까봐 이렇게 반응하는 것”이라며 “한미동맹이 신뢰와 신의를 바탕으로 하는 동맹이였다면 탄핵으로 한국정부가 비상사태인 4월26일 그렇게 사드배치를 강행할 수는 없다”고 전했다.


이 팀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분노한다고 해서 한국 내 시민들과 성주·김천 주민들의 목소리가 약소하다고 평가해서는 안된다”며 “한국 정부의 환경영향평가 역시 사드배치를 기정사실화하기 위한 절차상으로 수행해서는 안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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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전국행동은 오는 24일 오후 4시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6000명(신고 기준) 규모의 집회를 연 뒤 종로구 미대사관으로 행진하겠다고 경찰에 집회신고를 한 바 있다. 경북 성주·김천 주민들과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평통사) 등 시민단체들이 모여 사드 배치를 압박하는 미 정부에 항의하는 뜻에서 미대사관 주변을 도는 경로로 행진할 예정이다.

그러나 서울지방경찰청은 행진 참가자들이 미 대사관을 완전히 포위하게 돼 마찰 등이 일어날 것을 우려해 대사관 앞쪽 세종로 행진 신고만 받아들이고, 대사관 뒤쪽으로는 행진할 수 없도록 ‘제한통고’를 했다. 경찰은 집시법 제11조에 있는‘외교기관에 해당하는 미 대사관의 기능과 안녕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는 조항을 근거로 들고 나섰다.

이에 대해 권영국 민주화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변호사는 “집회 신고한 날은 토요일이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은 외교기관의 업무가 없는 휴일에는 외교기관 100m 이내 집회 또는 시위 제한 조항을 적용하지 않는다”며 “그런데도 경찰은 마치 토요일 집회나 행진에 대해서도 100m 이내의 제한 규정이 적용되는 것 처럼 미 대사관 뒷길로의 행진을 금지하고 세종대로의 행진을 제한하고 있다. 이것은 우리 헌법과 집시법에 따른 근거가 전혀 없는 행정처분으로 위법하다”고 말했다.

권 변호사는 “경찰이 스스로 집회제한 통고를 취소하지 않으면 민변을 비롯한 법률대리인단은 서울행정법원에 집행정지가처분신청을 제기하겠다”고 전했다.

전국행동은 “24일 사드 철회 범국민 평화행동과 미 대사관 인긴띠잇기를 통해 시민들의 결의와 목소리를 미국 트럼프 정권에 전달할 것”이라며 “사드철회 범국민평화행동에 촛불의 힘을 다시 한 번 모아주시기를 간곡히 당부 드린다”며 시민들의 동참을 호소했다. 이들은 성명서를 읽은 후 “이것이 동맹이냐 사드들고 나가라”, “사드배치 강요하는 트럼프 규탄한다” 등의 구호를 외친 뒤 기자회견을 마쳤다.

장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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