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업계에서 6월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구입 적기다. 보통 신차 출고에 한 달 전후의 기간이 걸린다는 점에서 새 차를 타고 휴가를 떠나려는 고객들이 많이 몰리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가 6월 소형 SUV ‘코나’를 출시하고 이달 구매 혜택을 대폭 강화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국산차뿐 아니라 수입차 시장에서도 SUV의 존재감은 점점 커지고 있다. 21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수입 SUV 판매량은 지난해 6만6,865대로 2년 연속 6만대를 돌파했다. 2013년(3만4,980대)과 비교하면 판매량은 약 2배 가까이 늘었다. SUV 판매량은 2009년 이후 7년 연속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전체 수입차 시장에서 SUV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29.6%로 2011년 이후 5년 연속 확대됐다. 대조적으로 2010년 81%에 육박하던 승용세단의 비율은 5년 연속 줄어 지난해 68%를 기록했다. 올해 수입 SUV 판매량 역시 월 평균 5,593대씩 팔려 역대 최대 판매량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차량 기술이 발전하면서 실용성에 더해 주행 성능이 강화되는 것이 이유다.
수입 SUV는 국산차와 달리 크기나 디자인·성능 등이 다양한 점이 특징이다. 가격은 동급 국산 모델보다 높은 편이지만 자기 개성을 보다 뚜렷하게 나타낼 수 있다. 올해는 유독 눈에 띄는 SUV들이 많은 편이다.
소형 SUV 시장에서는 닛산의 프리미엄 브랜드 인피니티의 ‘Q30S’와 지프의 ‘레니게이드’, 미니의 ‘더 뉴 컨트리맨’이 눈길을 끈다. 세 차량 모두 탄탄한 성능을 무기로 브랜드가 추구하는 디자인의 방향성이 제대로 반영된 차다. 인피니티 Q30S는 보통 SUV가 디젤 모델 위주지만 가솔린 모델만으로 올해 두 달 연속 100대 이상이 판매돼 출시 직후 단숨에 인피니티 최다 판매 차종에 올라섰다.
지프 레니게이드는 3,000만원대 후반 가격 모델에도 상시 사륜 시스템인 지프 액티브 드라이브 로 AWD를 통해 정통 SUV 브랜드인 지프의 브랜드 정신을 잇는 진짜 SUV로 평가받는다. 최근에는 레니게이드 트레일호크 모델도 선보였다.
더 뉴 미니 컨트리맨은 미니 차량 중 처음으로 골프백을 실을 수 있을 만큼 공간 활용도가 높다. 준중형~중형급 모델 중에서는 렉서스의 ‘NX300h’와 재규어의 첫 SUV ‘F-페이스’가 많은 선택을 받고 있다. NX300h는 하이브리드 SUV지만 강력한 성능과 렉서스 특유의 차별화된 디자인이 특징이다. ℓ당 복합연비는 12.6㎞다. 최근 렉서스가 글로벌 1,000만대 판매를 기념해 진행 중인 부담 제로 프로그램으로 판매가 상승세다.
재규어의 F-페이스는 ‘은근한 멋을 아는 소비자’가 선택하는 브랜드 재규어의 첫 SUV다. 2017 세계 올해의 자동차(WCOTY)와 2017 세계 올해의 자동차 디자인상을 동시에 받은 몇 안 되는 차량 중 하나다. 최근 가격까지 300만원 인하해 경쟁력이 강화됐다.
준대형~대형 SUV 시장의 경쟁은 더욱 치열하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의 ‘더 뉴 메르세데스 AMG GLE 63 4매틱 쿠페’는 디자인과 성능 면에서 경쟁 차량을 압도한다. 쿠페형 디자인을 통해 박스 형태의 단조로운 SUV의 개념을 바꾸고 V8 바이터보 5,461㏄ 엔진은 최고 585마력을 자랑한다.
볼보의 크로스컨트리는 세단과 SUV의 강점만을 결합했다. 평일에는 세단처럼, 주말에는 SUV처럼 이용할 수 있다. 우수한 주행 성능에 차량 2열 시트를 눕히면 190㎝ 성인 남성 2명이 차 안에서 숙박을 할 수도 있다. 이탈리아 고성능 럭셔리 브랜드인 마세라티의 첫 SUV인 ‘르반떼’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5월까지 약 400여대가 판매되면서 국내 마세라티 판매 성장세를 이끌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각 브랜드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면서 SUV 성장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