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방송되는 KBS1 ‘다큐공감’에서는 ‘남산댁네 전쟁과 평화’ 편이 전파를 탄다.
한국전쟁 이후 67년, 전쟁은 여전히 우리의 삶 속에서 계속되고 있다.
전남 함평에서 또 하나의 남과 북으로 살아가고 있는 노부부.
인민군 포로로 잡혀와 실향민이 된 평안도 남자, 김여하 할아버지와 전쟁으로 가족을 잃은 전라도 여자, 이종금 할머니.
전쟁이 맺어준 인연으로 부부가 되어 60년을 함께 헤쳐 온 이들이 싸우고 화해하며 터득한 평화의 지혜를 들어본다.
▲ 그 남자와 그 여자의 전쟁
올해 아흔 두 살의 김여하 할아버지. 6.25 전쟁이 한창이던 그 때, 인민군 포로로 잡혀 거제 포로수용소로 끌려왔다. 그렇게 이북에 있는 젊은 아내, 그리고 어린 남매와 생이별을 했다. 그렇게 시작된 65년의 타향살이. 전쟁의 한복판에 있었던 그가 기억하는 전쟁은 어떤 모습일까?
전쟁 중에 아버지와 오빠를 잃고, 어머니와 단 둘이 세상에 남겨졌던 이종금 할머니(78). 전쟁터 같은 세상에서 울타리가 되어주길 바라며 열네 살이나 많은 실향민 남편과 부부의 인연을 맺었다.
하지만, 삶은 녹록치 않았다.
▲ 전쟁 같았던 그 남자의 인생, 그 여자의 일생
5남매를 낳고 사는 동안 참 무던히 싸웠다는 노부부.
본래도 말수가 없던 남편은 이제 말귀마저 어두워져 아내의 목소리는 점점 커져간다. 지금도 피난 봇짐을 싸는 것마냥 이불 밑에 온갖 잡동사니를 모으는 남편이 못마땅하기만 한데.
평소에는 아내를 본체 만체하다가도 눈에 안 보이면 안절부절 못하고 온 동네를 찾아 헤매는 남편이 또 밉지만은 않다.
▲ 그들이 만들어가는 평화
전쟁 때 홀로 된 장모를 아흔 살까지 지극정성으로 모셨던 남편. 이북에 부모와 처자식을 두고 생이별을 했던 그는 이산가족 신청을 했지만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했다. 답답하고 밉다가도 나 아니면 오갈 데 없는 사람이구나 싶어, 짠해진다는 아내. 남편을 위해 결혼 한 지 60년 만에 처음으로 시부모의 제사를 모시게 되는데, 그들에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냉전과 화해를 거듭하며 60년 넘게 평화의 길을 찾아가고 있는 노부부의 일상을 들여다본다.
[사진=KBS 제공]
/서경스타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