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계약직 일자리는 무조건 NO?] '시작' 어려운 구직자엔 계약직이 '기회' 되기도

취업준비기간 길어길수록

구직 가능성은 계속 낮아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따라

취준생도 계약직 긍정 검토

회사 규모·인지도 얽매이지 말고

본인 성장 도울 분야·직무 선택

전문성 향상 발판으로 삼아야

학생들이 지난 4월 서울의 한 대학교 취업 관련 부서 앞에 부착된 취업게시판 앞에서 관련 공부를 하고 있다. 게시판에는 정규직을 표현하는 노란색 종이가 계약직이나 인턴을 표현하는 흰색 종이보다 적게 붙어 있다. /연합뉴스학생들이 지난 4월 서울의 한 대학교 취업 관련 부서 앞에 부착된 취업게시판 앞에서 관련 공부를 하고 있다. 게시판에는 정규직을 표현하는 노란색 종이가 계약직이나 인턴을 표현하는 흰색 종이보다 적게 붙어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천명한 후 청년 취업준비생들의 비정규직에 대한 입장이 다소나마 달라지고 있다.

‘비정규직은 무조건 안 된다’에서 ‘비정규직을 기회로 삼아보자’는 쪽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취업포털 인크루트 관계자는 “일부 청년들이 비정규직이라도 앞으로 정규직 전환이 이뤄진다면 취업해보겠다는 뜻을 내비치고 있다”며 “여러 리스크는 있지만 청년들이 어떤 형태가 되든 취업 전선에 뛰어들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이 같은 시류 변화는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인크루트가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에 공시된 335개 공공기관·공기업을 조사한 결과 무기계약직 및 파견·하도급 직원 등 소속 외 인력 수는 증가하고 있다. 비즈니스 사상가 대니얼 핑크에 따르면 앞으로 조직인간 시대의 종말이 찾아오고 근로자들은 홀로 혹은 소수로 일하면서 다수의 고객이나 소비자와 계약하는 것을 당연시하게 된다. 다시 말해 계약직이 당연해지는 시대를 향해 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계약직 구직을 망설이는 취준생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또 더 나은 직장을 갖기 위해 취업을 늦추는 게 취업 가능성을 오히려 떨어뜨린다고 지적한다. 인크루트 관계자는 “졸업을 늦추면 취업 가능성이 떨어지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성별, 나이, 졸업 평점, 어학 점수, 인턴 경험, 자격증, 복수 전공, 해외 경험, 대학 순위, 전공 등 모든 변수를 감안해도 취업할 확률이 적게는 3%에서 높게는 5%까지 떨어진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오랜 취업 준비 기간은 취준생 본인에게도 악영향을 미친다. 취업 준비 기간이 길어질수록 자신감을 잃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 우리 사회는 계약직 취업자에게 축하보다는 안타까움의 반응을 보낸다. 비정규직으로 회사 생활을 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며 분명한 차별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떤 근로계약의 형태로 일을 하건 회사의 상황에 따라 불안한 처지에 놓일 수 있는 것은 누구나 마찬가지다. 본인의 상황을 이끌어가는 것은 결국 자기 자신이다. 평생직장의 개념은 이미 흐릿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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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입사하려는 포지션의 고용 형태가 계약직이라면 어떤 부분을 따져봐야 할까. 먼저 어떤 환경 속에서도 꾸준히 자기계발을 할 수 있는지를 체크해야 한다. 비정규직의 자기계발은 더욱 체계적이고 규칙적이어야 한다. 자신의 업무가 더욱 돋보일 수 있는 분야에서는 꾸준한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이다.

비정규직 근로자라는 사실이 순간순간 뼈아프게 다가오는 순간도 많다. 자기 자신을 비롯한 내외부적인 요인으로 인해 다치는 자존감과 자신감 때문이다. 하지만 주변 환경에 일희일비하다 보면 불필요한 감정 소모로 발생하는 피해는 고스란히 자기 자신에게 되돌아온다. 회의에 참석하지 못하면 책을 읽거나 잠깐 공부를 하고 의견이 무시되면 다른 사람이나 다른 업체에 제안할 줄 아는 긍정성이 계약직 사원들에게 요구된다.

계약직을 선택하는 결정에는 반드시 직무 전문성 향상에 초점을 맞출 수 있는 계획이 수반돼야 한다. 회사의 규모가 얼마나 큰지, 브랜드가 얼마나 유명한지보다는 자신이 경험할 수 있는 직무를 선택할 수 있는지, 또 업무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있는지를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이광석 인크루트 대표는 “취업 준비를 하면서 무작정 눈을 낮추라고 조언할 수는 없다”면서도 “다만 특정 취업 조건에만 매몰돼 있는 시야를 바깥으로 돌려보려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구직자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본인이 잘할 수 있는 분야에서 어떻게 성장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라며 “비정규직의 경험일지라도 앞으로 성장 방안에 대해 고민했던 흔적으로 어필할 수 있다면 이후 취업에서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움말=인크루트

임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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