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 국민의 건강보험 평균 혜택 금액은 8만874원이다. 이 중 상위 20%인 5분위가 8만6,667원으로 가장 많은 혜택을 받았다. 두 번째는 하위 20%(8만2,190원)지만 2분위는 7만3,331원, 3분위는 7만8,459원, 4분위는 8만1,722원이었다. 전체적으로 보면 ‘나이키 커브’ 형태로 1분위를 제외하면 소득이 많을수록 건강보험 수급액도 많았다.
1분위도 다소 특수한 이유가 있다. 노인이 많이 몰려 있어서 1분위의 병원 이용액이 많다는 것이다. 건보의 한 관계자는 “정확히 상황이 어떤지는 알 수 없다”면서도 “우리가 보기에는 1분위에는 노인과 단독가구가 많고 2분위는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30대 직장인이 많아 보험급여에 차이가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큰 틀에서 보면 벌이가 많을수록 건강관리에 신경을 많이 쓰고 병원도 자주 가 혜택을 많이 받은 셈이다. 실제 의료 미이용자 비율을 보면 이 같은 해석에 힘이 실린다. 보험료 하위 20% 세대의 인구 554명 가운데 의료를 한 번도 이용하지 않은 사람은 46만명으로 전체의 8.4%다. 반면 상위 20% 세대의 인구 1,058만명 가운데 의료를 한 번도 이용하지 않은 사람은 56만명으로 비율로는 5.3%밖에 안 된다. 이는 가입 형태로 보면 더 뚜렷하게 드러난다. 회사에서 50%를 대주는 직장가입자의 경우 의료 미이용자 비율이 1분위는 6.1%, 5분위는 4.6%인데 지역가입자는 1분위가 무려 15.6%, 5분위는 7.1%에 달한다.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 소장은 “저소득층은 돈이 없어서 병원을 가지 못한다”며 “기금으로 운영되는 건강보험도 돈을 많이 내는 이들이 많은 혜택을 가져가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세종=김영필기자 susop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