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유섬나 28억원 횡령해 동생들 줬다

조세포탈 혐의도 추가 방침

강제송환된 유섬나씨/연합뉴스강제송환된 유섬나씨/연합뉴스


고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장녀 섬나씨가 45억원대 배임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유씨가 회사 자금 28억원을 빼돌려 동생들을 챙겨준 것으로 보고 있다. 26일 인천지검특수부(김형근 부장검사)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유씨를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유씨의 범죄수익 45억9,000만원 등에 추징보전 명령을 청구해 동결 조치할 방침이다.

유씨는 2011년 6월부터 2013년 12월까지 자신의 회사 ‘모래알디자인’을 운영하면서 관계사 ‘다판다’로부터 컨설팅비용 명목으로 24억8,000만원을 챙겨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같은 기간 자신이 운영한 디자인컨설팅 업체 ‘더에이트칸셉트’와 동생 혁기씨가 운영하는 경영컨설팅 업체 ‘키솔루션’에 모래알디자인의 자금 21억1,000만원을 부당하게 지급한 혐의도 받았다.


검찰은 모래알디자인이 더에트칸셉트와 키솔루션 두 업체로부터 아무런 컨설팅을 받지 않고도 이들 업체에 매달 수천만원씩 장기간 비용을 지불했다고 밝혔다. 유씨는 다판다로부터 총 48억원을 받아 더에이트칸셉트로 29억7,500만원을 빼돌렸다. 또 여동생 상나씨가 운영한 디자인회사와 계약을 맺어 19억원을 지급했다.

2010년에서 2013년 사이에 모래알디자인이 혁기씨에게 자문료 명목으로 총 9억9,000만원을 지원한 사실도 드러났다. 검찰 측은 “유씨가 모래알디자인 계좌에서 자신과 동생들의 계좌로 보낸 자금은 모두 관계사로부터 컨설팅비 명목으로 받아 챙긴 거금”이라 전했다. 다만 “유씨가 상나씨에게 준 돈은 개인 간 거래라 혐의에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유씨에 559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를 받는 혁기씨의 행방을 추궁했다. 유씨는 “알지 못한다”고 일관했다. 그는 “세월호 사건에 문제 됐을 당시 혁기와 연락했다”며 “사회 분위기상 심한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한국으로 귀국하지 말라고 조언했고, 이후로는 연락한 적 없다”고 진술했다. 유 전 회장과 관련해선 “아버지의 죽음과 관련해 아는 바가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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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검찰은 유씨의 횡령·배임 액수를 총 475억4,000만원으로 추정했으나 프랑스 당국과 맺은 범죄인인도 조약에 따라 배임액 45억9,000만원에 한해 기소했다. 범죄인인도조약 15조(특정성의 원칙)에 따르면 범죄인인도 청구국은 인도 요청 시 피청구국에 지시한 범죄인의 체포 영장 혐의 외 추가로 기소할 수 없다.

검찰은 유 전 회장의 사진 작품 강매 등을 통한 횡령·배임액 110억6,000만원과 사진값 선급금 명목으로 받은 277억4,000만원 등은 공범 관계인 혁기씨를 체포하면 추가로 확인할 방침이라 전했다. 나머지 배임 등의 범죄액수 41억5,000만원은 프랑스법상 공소시효를 지나 기소할 수 없어 ‘공소권 없음’으로 처리됐다.

검찰은 유씨의 횡령·배임 행위와 별도로 77억원 상당의 허위세금계산서를 국세청에 제출하고 8억7,000만원의 세금을 탈루한 혐의도 프랑스 당국의 동의를 받아 기소할 예정이다. 다만 우리나라가 프랑스 당국과 범죄인인도와 관련해 추기 기소를 협의한 선례가 없어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는 두고 봐야 한다.

검찰 관계자는 “혁기씨를 조사하지 않고 기소할 수 있는 부분은 프랑스 당국의 동의를 받는 즉시 기소할 예정”이라며 “지난달 21일 법무부는 유씨의 일부 혐의에 대해 프랑스에 동의를 요청한 상태”라 말했다.

/조은지 인턴기자 ejee@sedaily.com

조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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