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제발, 이것만은 바꿉시다] 개 짖는 소리에 "조용히 해달라" 부탁해도 '콧방귀'

<8> 이웃사촌 금가는 이기주의

'層犬 소음' 새분쟁으로 부상



공무원준비생 김모(28)씨는 지난 3월 2호선 강남역 근처 오피스텔로 이사했다. 6월로 예정된 지방직 공무원 시험을 100일 앞두고 학원 가까운 곳에서 막판 총력전을 펴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그는 두 달도 채 안 돼 오피스텔을 나왔다. 옆집에서 하루 종일 들려오는 개 짖는 소리로 도저히 공부에 집중할 수 없었다. 김씨는 “용인에 있는 집이 학원에서 멀어 이사했는데 소음이 너무 심했다”며 “조용히 해달라고 수차례 부탁했지만 소용없었다”고 하소연했다.

‘층견(層犬) 소음’이 이웃사촌 사이를 금가게 하는 새로운 분쟁 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경기 수원시의회의 의원 연구단체 ‘수원시 공동주택층간소음예방문화만들기연구회’가 지난해 6~11월 수원 4개구 아파트 입주자 358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설문조사에서 층간소음 발생 원인 중 ‘애완동물 소음’이 22%로 ‘아이들이 뛰는 소음(34%)’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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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아파트나 다세대주택 같은 공동주택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주민이 늘어나며 반려동물 소음으로 이웃 간 고성이 오가고 얼굴을 붉히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4월 서울 관악구 봉천동의 한 아파트에서는 반려동물 소음 등으로 주민들이 다툼을 벌이다 A씨가 B씨를 15층 아래로 떨어뜨리려 한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A씨를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 기소하기도 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일부 공동주택에서는 자체적으로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은 관리비를 더 내게 하고 반려동물관리규약을 만들어 이를 어길 경우 과징금을 부과하기도 했다. 최근 입주자대표회의에서 반려동물 관련 규약을 만든 서울 마포구의 한 아파트 주민은 “반려동물과 관련해 주민들 사이에서 다툼이 끊이지 않아 골칫거리였다”며 “이웃의 불편을 배려해 스스로 관리하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보니 규약까지 만들었다”고 말했다.

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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