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가 아랍국 4개국이 단교 해제 조건으로 내놓은 13개 항의 이행을 결국 거부했다.
셰이크 모하마드 빈압둘라흐만 알타니 카타르 외무장관은 사우디아라비아 등 아랍권 4개국이 단교 해제의 선결 조건으로 요구한 13개항이 카타르의 주권을 침해하는 시도라면서 단호하게 거부했다.
미국을 방문 중인 알타니 장관은 29일(현지시간) 워싱턴 아랍센터에서 한 연설에서 “아랍권의 요구는 우리의 주권을 침해하려는 시도”라면서 “그들의 봉쇄 조치는 주권과 국제법을 위반했다”고 비판했다.
아랍권이 요구한 알자지라 방송 폐쇄에 대해선 “알자지라의 프로정신은 타협의 대상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또 이란과 절연하라는 요구와 관련해 “이란은 우리의 이웃이며 건설적인 관계를 맺어야 한다”면서 이란에 적대적인 사우디 등 주류 수니파 아랍권과 전혀 다른 독자적인 입장을 확인했다.
이어 “카타르는 그간 테러리즘에 훌륭히 맞선 이력이 있고 테러 조직으로 자금이 흘러 들어가지 못하도록 조치했다”면서 단교의 명분이었던 테러리즘·극단주의 지원 의혹을 부인했다.
알타니 장관은 “미국은 카타르가 테러리즘을 지원하지 않았다는 점을 검증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미국의 적극적인 개입을 우회적으로 촉구했다.
사우디 등 아랍권은 이달 22일 쿠웨이트를 통해 카타르에 △이란과 제한적인 상업거래 외 우호 관계 중단 △알자지라 방송국 폐쇄 △터키와 군사협력 중단 △테러 용의자·수배자 정보 제공 등 13개항을 요구하면서 열흘 안에 답하라고 시한을 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