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속형 돌잔치를 한 부모들은 돌잔치를 준비하는 부모들에게 ‘욕심을 줄일 것’과 ‘많이 알아보고 할 것’을 조언했다.
6월에 첫 아이 돌잔치를 치른 김모씨는 호텔에서 돌잔치를 했는데도 80만원밖에 들지 않았다. 양가 가족 11명만 초대해 식사비가 적게 든데다 부대비용도 정말 필요한 것만 지출했다. 사회자도 부르지 않았고 사진 촬영은 대학생 사진가에게 20만원을 주고 해결했다. 의상도 따로 맞추거나 대여하지 않고 집에 있던 원피스를 활용했다. 아기는 저렴한 가격의 옷을 사 입혔다. 가장 큰 지출은 돌상 대여비 30만원이었다. 그는 “결혼식은 한 번뿐이라 남들 하는 것처럼 일반적으로 했지만 돌잔치는 크게 하면 왠지 주변에 민폐를 끼치는 것 같아 작게 할 수밖에 없었고 원래 ‘실속파’라 불필요한 부분은 과감하게 쳐냈다”고 했다.
유모(35)씨도 둘째 아이 돌잔치를 레스토랑에서 양가 가족 14명만 불러 70만원에 해결했다. 유씨는 “2년 전 첫 아이 돌잔치는 180만원을 들여 50명 규모로 치른 뒤 ‘욕심이었다’는 걸 깨닫고 둘째 돌잔치는 압축적으로 했다”고 했다.
발품을 팔다 보면 더 실속 있게 돌잔치를 할 수 있다.
김씨가 돌잔치를 한 호텔에서는 최소 보증 인원도 요구하지 않았고 ‘돌상 반입비’를 따로 부르지도 않았다. 다른 곳은 보증 인원 50~60명이 기본인데다 돌상 반입비로 20~30만원을 요구한다. 김씨는 이런 정보를 네이버 카페 ‘맘스홀릭’ 등 엄마들의 정보공유 사이트에서 찾았다고 했다. 이곳에서는 ‘돌끝맘(돌잔치를 끝낸 엄마)’들이 각자 저마다의 돌잔치 후기를 올리고 장소, 돌상 대여 업체, 사진 촬영 업체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었다.
여성가족부도 ‘부모들이 돌잔치에 과다한 비용을 지출하는 데는 정보 부족의 문제도 있다’고 보고 실속 있는 돌잔치를 비롯해 작은 육아를 돕는 가이드북을 하반기에 발간한다. 여가부 가족정책지원과의 한 관계자는 “작은 돌잔치 문화 확산 유도를 위한 의식 개선 캠페인의 일종으로 실제 부부들의 돌잔치 사례를 발굴해 담을 예정”이라고 했다.
돌잔치를 아예 안 하는 부부도 있다. 가까운 친지들끼리 식사하는 자리로 대신하거나 아쉬울 경우 돌상이 마련된 스튜디오에서 아기 사진을 남기는 것이다. 이 경우 식비와 사진 촬영비만 든다. 식사 장소와 인원·스튜디오를 내가 정할 수 있어 쓸데없는 것들까지 포함한 패키지 상품에 돈을 낭비할 일이 없다. 이미 많은 부모들이 이를 실천하고 있다. ‘예비 돌잔치 맘’인 초등학교 교사 김효재(28·양천구)씨는 “주위에 돌잔치를 어떻게 했는지 알아보다가 생각 외로 돌잔치를 생략하는 경우가 많아 놀랐다”고 했다.
‘셀프 결혼식’처럼 ‘셀프 돌잔치’도 가능하다. 인터넷에는 솜씨 좋은 엄마들이 아이의 돌잔치를 직접 준비하는 과정을 촬영하고 후기 글을 올린다. ‘아이 클레이’를 이용해 돌잡이에 필요한 마이크·청진기 등을 직접 만드는 식이다. 직접 아이의 돌잔치를 준비한 엄마들은 “아이에게 어떤 콘셉트의 돌잔치가 어울릴까 고민하고 직접 돌상을 꾸미는 데서 보람을 느낀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