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금리 인상 등으로 인한 불확실성 증대, 그리고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협상 등의 영향으로 상반기 외국인직접투자(FDI)가 감소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상반기 외국인직접투자 신고액은 96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1% 줄었다고 4일 밝혔다. 실제 투자 도착 기준으로는 4.4% 감소한 49억6,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산업부는 중국과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의 외국인직접투자가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 한국 투자는 장기적으로는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올해 1분기 중국에 대한 외국인직접투자는 4.5%, 일본은 67.9%나 줄었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은 신고 기준으로 35.0% 증가한 24억5,000만 달러, 도착 기준으로는 7.8% 감소한 6억 달러를 기록했다. 미국의 한국 투자는 1·4분기 감소세(33.5%↓)에서 벗어나 2·4분기에 큰 폭(64.7%)으로 증가했다. 미국 정부의 투자활성화를 위한 세제개편안과 금리인상 등에도 불구하고 제조업(36.2%)과 서비스업(34.1%) 모두 고른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제조업은 화공(136%)과 자동차(3.4%) 부문의 호조에 힘입어 상반기 실적으로는 사상 최초로 10억 달러를 초과했다.
유럽연합(EU)은 신고액 22억2,000만 달러, 도착액 14억9,000만 달러로 각각 47.3%, 34.0% 줄었다. 브렉시트 협상 불확실성과 유로존 양적완화 축소 논의 등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됐고, 특히 1억 달러 이상의 대형 인수합병(M&A) 투자가 감소했다고 산업부는 설명했다.
중화권은 신고액 28억7,000만 달러, 도착액 15억9,000만 달러로 각각 0.3%, 15.6% 증가했다. 홍콩과 싱가폴 등 중국 외 국가를 중심으로 금융·보험, 부동산 개발 등 서비스 부문 투자가 증가했지만, 중국은 외환송금 규제와 해외직접투자 심사기준 강화 등의 조치로 투자가 감소했다.
일본은 신고액 8억2,000만 달러, 도착액 5억7,000만 달러로 각각 18.3%, 33.4% 증가했다. 핀테크와 게임 콘텐츠 등 4차 산업혁명 분야가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은 화공, 의약, 기계장비 분야 투자 증가에도 전년 대비 0.5% 감소한 28억4,000만 달러(이하 신고액 기준)를 기록했다. 서비스업은 8.1% 감소한 66억8,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유형별로는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그린필드형 투자는 서비스업 부문의 증가세에 힘입어 8.8% 증가한 78억9,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M&A형 투자는 금융과 보험 등 서비스업 투자가 줄면서 48.3% 감소한 17억1,000만 달러에 그쳤다.
산업부는 하반기 외국인투자 전망에 대해 “현재로써는 예단하기 어려우나 올해 목표인 200억 달러 이상 달성을 위해 보다 적극적인 투자유치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산업부는 투자환경설명회 등 투자유치활동을 적극적으로 하고 외국인투자 인센티브 지원 기준을 금액 중심에서 고용효과 중심으로 개편하는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세종=김상훈기자 ksh25th@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