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적이고 창의적인 셰프 재목들을 발굴해 한식을 세계에 제대로 알릴 명인(名人)으로 키우고 싶습니다.”
오는 8~9일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세계한식요리경연축제 행사를 총지휘하는 김보성(52·사진) 외식조리마이스터협회장은 최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경연대회의 목적을 이같이 설명했다. 경주 보문단지 내 황룡원과 경주대에서 펼쳐지는 경연은 올해가 3번째지만 8년 만에 다시 열리는 행사다. 지난 2008년, 2009년 당시 김 협회장의 주도로 1, 2회를 열었지만 전국의 비슷한 이름의 대회·단체들의 반대와 갈등으로 미등록 상태였던 협회는 경연을 포기해야만 했다. 지난해 말 조리사·교수 등 외식 업계 관계자 100여명이 조합원으로 뭉쳐 협동조합으로 등록한 후 경연도 다시 열게 된 것이다. 정성담 F&B와 매일식품이 행사를 후원했다.
김 협회장은 “사회봉사를 목적으로 한 순수 비영리단체의 성격에 맞게 이번 경연에는 참가비도 없앴다”며 “8년 만에 어렵게 재개한 행사인 만큼 많은 인재가 참가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레시피 심사 등 예선을 거친 60여개팀이 본선에 진출하고 최종 10명 정도를 선발해 기량을 키운 후 해외 한식 관련 행사에도 참가시킬 계획이다. 김 협회장은 한식 세계화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많은 한식이 해외에 소개되고 있지만 외국인들을 사로잡으면서도 독창성까지 갖춘 한식을 콕 집어 말하기는 힘들다”며 “외국인들이 자국산 재료로 만들어도 입맛에 맞는 한식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지화 전략도 숙제다. 한국산 재료가 꼭 필요할 때 해외에 식자재를 공급하는 문제 등 외식 전문가가 풀어야 할 난관들이 적지 않다. 그는 “몇몇 외식단체나 기업만으로는 한식 세계화가 이뤄질 수 없다. 일본·태국처럼 정부의 중장기적인 세계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협회장은 르네상스서울호텔에서 22년간 근무한 일식 전문가지만 자신의 한식집을 따로 운영하는 등 한식에 대한 애정을 버리지 않았다. 어릴 적 고향인 충남 예산 시골집에서 모친을 도우며 밥·반찬을 만들던 기억과 관심을 잊지 않아서다. 직장에 다니며 야간대학에서 조리학을 본격적으로 공부한 그는 경기대 외식산업경영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2012년 한국조리기능인협회의 조리명인 타이틀을 얻었다.
그는 “조리사에 대한 편견과 부당한 대우를 많이 겪었지만 그런 과정에서 깨달은 것은 내가 만든 음식에 대한 책임감이었다”며 “기술만이 아닌 겸손과 배려의 인성을 갖춘 셰프가 진정한 스타 셰프”라고 말했다.
이어 “일회성 행사가 아닌 인재들을 키우고 관리하는 지속적인 경연대회로 자리 잡도록 할 것”이라며 “독일 세계요리올림픽(IKA)처럼 글로벌 요리대회로 키우는 것이 희망”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