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기업은 주주들이 오너에 버금가는 기업의 주인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이원일 제브라투자자문 대표의 투자철학이다. 지난 2004년 알리안츠자산운용 최고운용책임자(CIO)로서 국내 최초로 기업 지배구조 개선 펀드를 선보인 이 대표는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이 해당 기업의 재무 상황과 주가를 확연하게 개선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 지배구조 개선을 목적으로 둔 투자자와 기업 간의 ‘관계형 투자’를 통해 투자자, 즉 해당 기업의 주주가 기업의 본질 가치를 제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대표가 주로 초점을 맞추는 종목은 대형주보다는 중소형주다. 대기업의 경우 이미 상대적으로 좋은 수준의 지배구조를 갖고 있는 반면 중소형주는 지배구조가 개선될 여지가 훨씬 크고 이에 따른 수익 확대 가능성도 크기 때문이다. 특히 대형주는 증권사 등으로부터 꾸준히 리서치를 받고 있지만 대부분의 중소형주는 그 가치와 별개로 제대로 된 리서치조차 받지 못해 감시 감독이 취약한 지배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이 대표는 중소형주가 관계형 투자와 결합된 보텀업(bottom-up) 리서치를 받을 경우 그 가치가 크게 개선될 수 있다고 믿는다. 제브라투자자문이 투자에서 대형주보다는 중소형주에 집중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대표는 지배구조 펀드를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장의 상황에 따라 짧은 시간 내에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는 주식형 펀드와 달리 지배구조 펀드는 투자 대상 기업의 가치 자체가 바뀌어야 하는 만큼 단기간에 승부를 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는 “지배구조 펀드는 상대적으로 성과를 비교하기 위한 벤치마크가 있는 주식형 펀드와 달리 절대수익형 대체투자로 보는 것이 맞다”며 “이 때문에 같은 주식이라 하더라도 일본 등 해외에서는 지배구조 펀드를 장기적 관점에서 나서는 대체투자로 간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국내에 지배구조 개선 펀드가 최초로 도입된 후 약 10년간의 지배구조 개선 전략 투자 경험을 가지고 있으며 공·사모 펀드 등 다양한 유형의 상품을 성공적으로 운용한 경험을 갖고 있다. 현재 제브라투자자문의 운용자산 규모는 400억원에 달하며 2014년 설립된 후 현재까지 대표 일임 계좌의 누적수익률은 무려 28%다. 지배구조를 개선할 목적으로 기업 몇 곳에만 집중 투자해 얻은 성과다.
제브라투자자문은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에 발맞춰 1일부터 이에 준하는 수탁자의 의무를 시행하고 있다. 수탁자의 의무란 △적극적인 주주 관여와 주주총회에서의 의결권 행사 수행 △투자 대상 회사의 펀더멘털과 기업 지배구조에 대한 리서치 및 재무 상황 지속적 모니터링 등 일견 당연하게 여겨지지만 많은 운용사가 실제로 놓치고 있는 것들이다. 이 밖에 지배구조 개선을 기본 투자전략으로 삼고 있는 만큼 직접투자 외에 컨설팅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주 의뢰 대상은 지배구조 개선을 원하는 중소기업이나 국내 중소기업에 투자하기를 원하는 외국인 투자가다.